Wednesday, April 03, 2024

두근거림

  출근 옷단장을 하고 노트북 앞에 앉은 가슴은 두근거린다. 드디어 꿈꾸던 가슴이 두근거리는 삶을 살게 된 것일까. 지난 밤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은 몇십년만에 '수학'이란 책을 들여다 보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기초'가 흔들려 머릿속이 헝클어진 상태를 견뎌야 했던 '어린 나'를 지금이라도 구해내야 한다. 어렵다! 왜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못했을까. 알려고 '노력'이란 것을 전혀(?) 하지 않았던 '어린' 내가 보인다. 오빠나 친구들에게 물었더라면?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그때나 이때나 항상 자신의 일로 바빴던 것 같다. 그렇고보니 나랑 어울리며 놀았던 친구들은 공부를 별로 그닥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랑 어울려 놀 시간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ㅋ 그때의 어린 우린 분명히 답이 정해진 숫자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루를 쉬고 출근하는 오늘은 목요일인데 월요일 느낌이 드는 날이다. 어제는 벚꽃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팝콘처럼 꽃들을 튀겨 내었다. 별들이 모인 신비한 행성처럼 서 있는 흰 목련 나무를 바라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아름다운 '사월'의 모습이다. 점심을 먹고 동네 공원에 나가는 길에 벚꽃 나무 앞에서 스마트 폰을 들이대고 있자니 한 사람이 다가온다. 벚꽃을 향해 주문인지 기도문인지 중얼거린다. 옆에 서있으니 간절한 기도 주문을 내가 듣는다. '태어날 쌍둥이를 잘 지켜주시고....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이 이쁜 꽃들을 어쩌나...'

벌써 벚꽃이 떨어지고 있었다. 

맑고 밝은 마음을 주시와요~~~지켜 주시와요~~~~ 난 요렇게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가슴이 살짝 두근거림을 느꼈다. 가슴 두근거리는 숫자와 아리따운 꽃과의 만남은 지난 밤 잠을 쉽게 초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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