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07, 2024

표현하라, 감사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댓가를 요구하지 않고 '그냥' 해주신다는 말씀은 고맙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타인의 '선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감사하면 될 것 같은데 그 '감사'라는 것이 말로만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타인의 시간과 기술을 거저 공짜로 취할 순 없는 일 아닌가. 나의 시간과 기술을 줄 수 없으니 뭔가 말보다 구체적인 느낌이 드는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응당 댓가를 요구해야 마땅하거늘 차마 말할 수 없는 그런 사정이 있지 않겠는가. 

멀리 나가 '꽃 구경'을 하러 큰 공원에 갔더니 벚꽃 구경을 나온 많은 사람들이 더 구경거리이다. '그려, 이 환상적인 벚꽃을 보려면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공원에 들어서기를 기다리는 주차 행렬은 어떠 하던가. 두번 다시는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 차를 끌고 나갈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잊었었다! 꽉 막히는 도로 상황에 질려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와 동네 공원에 가서 나름 봄날을 즐겼던 전날의 슬기로운 '선택'을  잊었다. 다음 날, 큰 공원에 나가 큰 꽃잔치를 보고 싶다는 눌러졌다 튀어나온 부풀어진 작은 소망은 꼼짝달싹도 하지 않는 꽉 막힌 도로에서 소중한 시간을 크게 까먹는 댓가를 치루어야 했다. 

봄이로소이다! 추운 겨울을 인내하고 솟아나온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다. 감사하다~~~ 내가 나이를 먹은 것이 분명하다. 젊은 날은 봄이 오고 가는 것도 몰랐다. 이 꽃들을 만나려면 일년이란 시간을 재촉해야 한다. 시간이 빨리 날아가면 안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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