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12, 2024

어제를 떠나 오늘을

 어제를 떠나서 오늘을 사는 것은 '무소유의 삶'이라고 한다. 어제의 껍데기들을 툭툭 털어버리고 오늘로 푸르게 일어서야 한다.  일단 베란다 창문을 열고...시원한 바람과 함께 새 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려온다. 

오늘 하루는 '소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가지고 먹고 쓰고 날로 하루를 꾸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비워야 채워지는 것쯤은 알만한 나이가 되었는데도 자꾸만 부질없이 채운다. 어제의 서운함과 못마땅함을 얼른 내다 버리고 오늘을 푸르고 맑게 채워야 하는 것 알지만 자꾸만 모질하다. 조용히 몸을 움직이고 입을 닫고 묵묵히 할 일을 하다보면 고요한 평화가 찾아 올 것이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내 마음의 정원에 '긍정의 씨앗'을 심는 것을 멈추지 않고 날마다 날마다 마음을 고쳐먹고 내게 주어진 길을 자연스럽게 마치는 것이다. 때때로 넘어지고 주저앉아 뿌리지도 않은 잡초가 무성한 정원을 갖게 되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는 법. 

잡초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잡초는 까다롭지 않고 민감하지 않고 강인하다는 것이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유연하게 생존하고 번성한다는 것이다. 동네 공원에 아무렇게나 무심하게 피어있는 붉은 크로바(토끼풀) 꽃들이 생각난다. 흰색 토끼풀의 꽃으로 꽃반지를 만들고 놀았기에 붉은 토끼풀의 꽃이 신기하기도 하다. 잔디 커터기가 지나가면 드러누워 깍이지 않던 크로바!

잔디밭에 줄기차게 차오르던 밉상 흰토끼풀들을 캐내던 어제의 난 40대로 젊었었다. 잔디의 천적인 크로바는 비료를 뿌려도 잘 죽지 않아서 잔디뿐만아니라 나의 천적이기도 하였었다. 지금 여기 난 나의 푸른 잔디밭이 없기에 토끼풀도 귀엽고 민들레 꽃도 귀엽다. 소유란 이런 것이다. 내 정원의 잔디밭 속의 민들레와 흰토끼풀은 밉상이고 길가의 민들레와 크로바는 신기한 것이다.

어제를 떠난 오늘 난 잔디 깍은 냄새도  그립다. 내것이 아니니 그리운 것이지. 이웃의 잔디 깍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할 때가 있었던 거 거의 잊었다. ㅋ 그려, 떠나니 그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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