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10, 2024

붉은 립스틱

 '내게 늙었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바로 나다! 아무도 함부러 감히 그 불편한 진실을 말해 주지 않는다.  진실은 내가 내 얼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 앞에서 본다. 달작지근하게 노란 불빛 아래 있는 거울은 오히려 주름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눈부신 하얀 조명을 켜서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시간의 흔적 또한 반갑지 않다. 다행히(?) 노안으로 인해 덜 보이는 흔적과 주름은 오늘을 살기에 적당하다. 주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거울이 '내가 늙었다'라고 말하기 전에 얼른 도망 나온다.ㅋ 거울 속에 나를 쳐다 보아도 별 수가 없다. 얼굴은 남들이 쳐다 보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ㅋ 세상 밖의 사람들은 생각외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ㅋ 다행이다! 나만을 위해서 오늘도 난 붉은 립스틱을 선택하였다. 살짝 그만 무채색으로 바꿀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였다. 흰머리와 검은 머리가 반반인 상태에 붉은 립스틱이라도 발라 주어야 '진짜 할머니'가 될 것 같지 않은 그런 나만의 느낌을 버리고 싶지 않다. '하이힐'에서 내려와 편한 운동화에 몸을 실긴 하였지만,  아직 붉은 립스틱을 버리고 싶지 않다.

염색을 하지 않은 머리에 붉은 루즈는 즐겁다. 붉은 색이 야하지도 않고 생동감이 있는 것이...아마도 나이가 들면 붉은 색이 생체적으로 당긴다고 하더니 그런 모양이다. 내가 붉은 립스틱을 애용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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