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14, 2023

여름의 끝을 잡고

 


아침햇살을 받아 행복해 하는 해바라기들을 스마트 폰으로 찍어 보았으나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갖고 말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간을 들여 올려본다. 오랜만에 디지털 작업을 하니 서툴기 그지 없다. 


호박꽃을 찍어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호박꽃은 이상하게(?) 사진발(?)이 없다. 호박 꽃도 꽃이냐고 아직도 묻는 사람이 있다면, 호박꽃은 분명 꽃이다. 비닐 하우스 지붕위를 뒤덮은 소박하지만 정열적인 주황색 호박꽃을 찍으려면 낙하 위험이 있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거나 비싼 '드론'을 이용해서 찍어야 할 모양이다.  '시간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가치가 상승한다'는 '늙은 호박'은 아침 출근 길 지나치는 도시 농부의 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열매가 생기면 생긴대로 따서 애호박전을 해먹을까. 아니면 무성한 호박잎에 숨어서 크기를 키우고 있을까. 여름의 끝을 잡고 부지런히 꽃을 피우는 호박은 부지런하다. 

'늙은 호박'은 '베타카로틴' 함유량이 '단호박'이나 '붉은 파프리카' 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칼륨'과 불안감 완화에 좋은 '글루탐산'도 들어있는 훌륭한 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혈전'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낮추어진다고 하니, 노후하고 빈약한 혈관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가까이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호박씨 심은 곳에 호박이 자라고 그 넝쿨이 부지런하게 막무가내 최선을 다해 뻗어나가 꽃을 희망처럼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순박하고 겸손한 주황색 호박꽃을 바라보면서 분명 누군가 '시'를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검색을 해보니 시인 '안도현(1961-)'님의 재미있는 '동시'가 있어서 올려본다. 

호호호호 호박꽃
호박꽃을 따버리면
애애애애 애호박
애호박이 안 열려
호호호호 호박전
호박전을 못 먹어
               '안도현' 시인의 '호박꽃'(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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