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06, 2023

아직 여름

 찜통 더위로 인해 에어컨을 켜고 잠들어야 하는 시간은 아직 모든 것이 여름이다. 옷 가게와 홈쇼핑은 일찍이 무더운 날씨와 상관 없는 듯, 가을의 멋진 날을 상상하게 하고 상품들을 팔고 있지만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은 찜통 더위로 땀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미처 여름 옷을 집어 넣지 못한 채 겨울 옷을 꺼내어 입었던 터라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침 뉴스에 나오는 이상 기온으로 온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증상은 각성하고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이상한 날씨님을 이용하는 무리가 있더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지구를 아끼자란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일 것 같다. 막상 눈앞의 물질에 눈이 어두워 환경을 파괴하고 개발을 하자는 돈의 논리에서 벗어나가기 쉽지는 않아 갈등하겠지만 그 갈등은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느닷없이 폭우가 쏟아져서 사막의 메마른 땅이 진흙 땅으로 변한 모습은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균들이 이 세상으로 나온다고 하더니, 오래된 잠에서 깨어난 '고대 새우'의 움틀거리는 모습은 신기하기 보다는 두려운 등장으로 다가왔다. 다시 날씨가 예전대로(?) 돌아가면 잠시 깨어난 고대 새우가 잠을 자러 들어간다는 뉴스이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세상이 어찌 돌아가려고 이러는 것일까?'

'이상기후'로 인해 식량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할 것이라 한다. 기후 대에 따라 곡식이 자라고 해수면의 온도에 따라 물고기들이 서식지를 옮길텐데, 우리 모두가 서둘러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들어서고 만다. 국내 물가 상승 지수가 석달만에  또 올랐다는 뉴스이다.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는 말은 지금도 맞는 말이다. 살기가 팍팍하면 흉흉한 사건 사고가 더 늘어날 것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날씨님이 예측 불가 하다고 해서 인간성 마저 종잡을 수 없이 날뛰어서는 안된다. 이럴 때일수록 타인들에 대한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 따뜻한 사람으로,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의심스러운 눈빛을 거두고, 욕심 부리고 질투하고 짜증내는 못난 모습의 자신도 용서하고,  나를 용서하듯이 타인을 용서한다면 다가오는 겨울의 삭막함을  덜 힘들게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멀리 남쪽 땅에 계시는 주름진 아부지도 겨울을 위해 무와 배추 씨를 텃밭에 심을 것이다. 도시에 살고 있는 딸도 좋은 씨를 뿌려야 하는데, 오늘도 마음밭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 뽑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이런 허허로움에 얼른 좋은 씨앗을 심어야 하는데^^

                                             '여름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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