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09, 2023

뽀글뽀글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뒤로 넘겨 묶은 머리 스타일을 선택한 나는 미장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 나이를 먹은 회색머리를 가지고 있는 나는 젊어 보일 의지가 없다. 아니, 젊어질라고 머리부림을 하지 않는다는 편이 더 가까운 표현일 것이다. 염색을 하지 않으니 편하고, 미장원에 가지 않으니 경제적으로도 절약이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는 나름의 노력이었지 싶다. 가는 머리카락을 인위적인 가공을 하여 머리카락을 부풀리려는 노력을 오랫동안 감행했었다. 강한 화학약품에 머리카락을 적셔 이루어냈던 그 뽀글거림은 그리 오래가지도 않았다. 

뽀글거리는 머리를 갖게되면 원하는대로 머리 모양을 만들어 얼굴의 약점(?)을 가리고자 노력했던 치열했던(?), 부글거렸던(?) 젊은 나날이 떠오른다. 머리카락이 고생 많이 했었다. 시간이 흘러 작금에 아무런 짓을 가하지 않는 시간에 도래하였다. 가끔 미장원에 가서 어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반감(?)을 참지 못하고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뭐 그리 타인들의 느낌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겠다...)

타인들의 선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미장원에 가서 뽀글거리는 파마를 선택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란 생각이다. 나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듯이 말이다. 

얼마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굳이 강한 화학약품으로 파마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긴 하다. 그나마 손질을 해야만 튀는 맛과 거부감 없이 고독과 외로움이 덜 노골적으로 느껴져는 것일까. 뽀글거리는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한 할머니들이 벤치 의자에 앉아 다정한 이야기를 나눈다. 기본적인 동질감은 파머머리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모습이란 생각도 들었다. 

'인생이란,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시간과 더불어 머리카락이 빠지고 가늘어지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되지 않은 머리카락 파마하고 옷을 단정히 입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축축하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을 보송보송하게 잘 유지해야 한다. 긍정의 힘을 발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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