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
퇴근 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풍경에 함께 있게 되었다. 오래된 풍경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특이한 그림이라고 해야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머리를 숙이고 있는데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험공부 하느라 책을 들여다 보는 광경을 봤어도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눈이 번쩍 뜨였지 싶다. 아니, 이럴 수가!
요즘 세상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고나!
퇴근후 푹신한 의자에 드러누워 신문을 보는 시간은 귀하고 즐겁다. 종이를 사용하지 않은 전자신문을 읽는 것 보다는 종이로 된 신문을 보는 것이 훨씬 정서적으로 친근하고 편안하다 할 수 있겠다.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고 정보가 정보를 덮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이리저리 대충 신문을 보다가 한번도 읽어 보지 못한 책을 소개 받게 되었다.
아, 읽고 싶다! ㅋ 아직까지 책 욕심이 남아있을 줄 몰랐다. 개인적인 '분서유기'사건이 일어나던 시대에 역사의 증인처럼 남아있던 책장들의 책들을 없애야만 했다. 그 허전함과 개운함(?)이 시간의 필터를 지나 희미하긴 하지만 슬픔의 색으로 남아있다. 책장은 든든하게 그냥 그렇게 서있었는데 든든한 벽이 없어진 것이다. 지적인 부분이 완전 제거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책장에 책이 없으면 지성인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명품 가방 사지 않고, 구입한 책들을 읽고 생각을 키웠던 추억의 책들을 버리는 행위는 그리 쉽게 행해지는 일은 아니다.
그런데, 책을 구입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ㅋ 큰아들에게 문자로 책한권 사주라 부탁하는 구여운 엄마가 되는 것으로 욕망을 실현하고 말았다. ㅋ
전국에 많은 비가 온다고 조심하라는 안전문자가 스마트폰에 날아오는 아침이다. '물꼬'를 트이게 해주어야 하느데, 이런저런 자신 위주의 생각으로 꽉막혀 소통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하는 것 아닌가 자기검열 조금 해본다.
퇴근하면 책이 집앞에 와있을 생각을 하니 벌써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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