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비가 남쪽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흐리고 급급한 아침에 선풍기를 두대를 이쪽 저쪽에 소리나게 세게 틀어놓고 앉았다. 아침 커피를 마시며 무심하게 텔비를 틀어 놓고 있자니, 노년 관절염, 머리염색, 콜라겐 홈쇼핑이다. 요리조리 돌려도 무슨 연대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나이든 나를 알아보고 노년의 불안함과 결핍을 보완할 것들을 돈주고 사라고 부지런하다.
그래, 언제 정형외과에 가서 무릎도 한번 체크해 보고, 머리도 염색을 할까말까, 콜라겐도 먹어야 하고..휙 돌려 뉴스 채널을 눌렀더니 '지진'이 빈번하다고 한다. 아 무서워!
어제 월요일은 운좋게 태양 먹은 상추를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말에 붉은 파프리카를 갈아넣은 양배추 물김치도 아삭거리며 맛있었고 그리고 오래된 친구와 전화통화하고 친정 아버지 목소리도 들어서 좋았다.
일터에서 분노와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말을 듣고도 쿨하게 넘겼던 것은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은근히 사람을 열받게 만드는 말투와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이 거슬렸지만 나 또한 알게 모르게 저지를 수 있는 언행이라 여기고 넓은 마음으로 그냥 '통과' 시켜 넘긴 것 잘한 일이다.
날이 무더우니 사람들이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것 당연한 일이다.
'그래 너도 덥냐, 나도 덥다!'
'역지사지'하며 배려하는 일이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 수업이 아니고 단체수업에서 학습하는 일은 개인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귀찮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진정 배우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먼저 챙기면 우선 자신의 시간표가 나올 것이고 주어진 시간안에서 최선을 다해 배우면 되는 것이다. 부정적인 에너지 내뿜어봤자 아무 이득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기도 하다.
무더운 날에도 열심을 내어 모르는 것을 배우고 익히는 학습자님들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젊은 나이가 아니기에 '건망증'이 따를 것이고 익숙하지 않는 일이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그 인내하며 다시 일어나는 마음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넘어지지 않고 일찍 교실에 입장하여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학습자님들이 참으로 멋있다.
사람이 명품이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비싼 명품으로 커바할 수 없는 진짜 인품이란 것이 있다고 믿는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을 입고 주름진 얼굴에도 환한 미소 있는 그런 나이듦은 아름답다. 돈주고 살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화요일, 동네 장터가 서는 날이다. 아삭아삭한 노란 참외를 살 것이다. 가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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