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13, 2023

고독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유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쇼펜하우어'님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지하철을 오가며 느끼는 것은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노약자석에 앉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만 멀뚱멀뚱 건너편 사람들을 촛점없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ㅋ 내가 그런 사람이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눈을 뜨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괜시리 건너편 사람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보고 있지는 않지만 보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러다 건너편 어르신이랑 눈이 마주치게 되면 얼른 눈을 돌리는 것이다. ㅋ 그래서 눈을 감고 가기로 하였다. 눈을 감고 있으니 지하철에서 잠이 들것 같아 그것도 두려운 일이라 할 수 없이 작은 렌즈의 선글라스를 끼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랬더니 눈이 침침해서 이것 또한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멀뚱멀뚱 지하철에서 괜시리 옆사람은 뭘 그리 들여다 보고 있나하는 호기심이 살짝 들긴 하다. ㅋ 나만 빼고 다들 뭔가 집중을 하고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긴 하다. 스마트폰속으로 들어가 밀린 카톡 답장을 하고, 읽지 않은 메일을 체크하고, 뉴스도 체크하고 등등의 과업을 하는 거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에선 절대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도 아직 그리 심심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마을 순환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약20분의 시간이 있다. 처음엔 그 기다리는 20여분이 억울하고 아깝고 안타깝고 했지만 이제 정거장 의자에 앉아 카톡도 보내고 나름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자니 가끔 오는 버스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 탓하지 말고 즐겨버리면 되는 것이다.  정거장에 앉아 출근하는 차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도자기에 도시풍경을 그려넣어 상을 받은 도자기 작가님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뭔가 의미있는 일로 만들어야겄어! ㅋ 의미가 없으면 또 어떤가!

6월의 나무들은 푸르고 푸르다. 

오랜만에 오래된 친구가 만나자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또 바꿔타고해서 친구를 만나야 한다. 만나러 가는 그 길이 복잡하고 길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만나러 가야하는데...자꾸 그 길이 멀게 느껴진다. 이러다가 말년에 전화 할 수 있는 친구없는 고독한 사람이 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나이 들어가는 것은 고독을 친구로 동반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하더니, 친구 얼굴 보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되었다. 킁킁한 자괴감이 들긴 하지만 수요일이니 그냥 물로 씻어 내기로 한다. 친구에게 전화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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