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06, 2023

지하철에서

아침 출근하는 지하철은 사람이 많다. 지하철 의자에 앉지 않고 선 채로 코어 운동하자는 처음 다짐과 달리 편안하게 앉아갈 자리를 찾고 있는 요즈음의 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굽이 있는 구두 대신에 비싸고(?) 편안한 운동화를 구입하고(대부분 편하고 좋은 것들은 여시처럼 비싸다), 멋스러운 원피스 대신에 편안한 바지를 선택하고, 좀 더 형식적인 셔츠를 입고 그리고 백팩을 메고 출근하고 있는 중이다. T.P.O(time, place, occasion)를 고려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선택을 나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랑살랑한 원피스를 입고 굽이 있는 신을 신고 지하철 출근하는 사람들도 종종 본다. 진작에 내려놓은 굽높은 구두를 신고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높은 구두를 신어야 할 나름의 이유가 있어 그에 따른 댓가(?)를 치루고 있는 것인지도 혹은 즐기고 있는 중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쨋든 난 '하히힐'에서 내려온 현실적인 사람이다. ㅠ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무릎 관절을 아끼는 차원에서 이용을 한다. 각도가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약간의 두려움을 준다. 해외 여행중에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드레일을 잡고 안전하게 서있으면 되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바쁜 발걸음을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서너 발자국 움직여 주다가 못되고 너무나 바쁜 사람 만나면 등을 툭 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계속 움직여 달라는 것이다.ㅠ

나의 안전을 위해서, 가드레일을 잡고 애초에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아침마다 다짐을 한다. 사고나면 누구 탓을 할 것인가. 원칙대로 나부터 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들리는 바쁜 발걸음 소리에 움칠거린다. 조금 움직여볼까? 집밖으로 나가면 위험한 순간들이 있다. 신호등 불빛에 어린아이처럼 주위를 살피지 않고 뛴다든지...아찔!

지하철 의자에 앉아 멀뚱거리다 타인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눈을 감고 앉아 있는 편이다. ㅋ 그러면 시야가 닫히고 다른 감각(?)이 살아난다는 것이다.ㅋ 옆사람 체온이 스며드는 것이다. ㅠㅠㅠ 온몸을 쭈그리고 접어 옆사람의 온기를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다리를 쩍벌 하고 앉아 타인의 온기를 꺼려하지 않는 사람들의 다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하철의 쌩쌩한 바람도 불쾌함과 함께 데워지는 옆사람의 체온을 차단할 수 없는 것이다. 눈을 번쩍 뜨고 뭐라 할 수도 없고 온몸을 최선을 다해 접어 보는 것이다. 요리조리! 티를 내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쩍벌다리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들고 있던 양산으로 타인과 나 사이의 비좁은 틈속으로 집어 넣어  침범하는 사람의 온도를 차단해본다. 불쾌하다! 지하철 예의는 어디서 교육을 시킨담? 제발 두다리 쩍벌해서 앉아야만 상남자로 인정받는 것 아니라는 교육말이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참 시원하다! 대중교통이 발전해 있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나라로 영원하기를 바래본다. 갑자기 나라걱정이 드네...늙었나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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