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화요일
맑은 날을 볼 수 없다는 흉흉한 정보에 '장화'가 잘 팔리고 있나 보다. 내게도 장화가 있었다. 비오는 날 신고, 잔디 깍을 때 신었던 긴 장화가 오래된 그림이다. 한국에 들어와 시장가서 구입했던 발목 장화는 큰 맘 먹고 버렸다. 그래서 내게는 비오는 날 신을 장화가 없다. ㅋ 홈쇼핑 채널에서 '장화'를 판다. 어라! 정말 비가 죽죽 내리는 7월이 될 모양인가.
출퇴근길에 장화를 신은 여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반바지에 장화를 신은 사람들은 멋스럽다. 장화안에 신을 긴 양말은 또 어디에서 구했담? ㅋ 사실 장화 안쪽에 맨살이 닿으면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젊음이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지만 장화를 신은 그녀들의 뽀얀 다리는 쳐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장화신은 고양이' 만화 영화는 밀려오는 잠때문에 완주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ㅋ 넷플렉스의 적은 '잠'이라고 하더니 맞는 말이다. 재미가 없는 것인지 집중력이 딸리는 것인지 하여튼 제대로 끝을 볼 수가 없어 완주를 하기까진 며칠 걸릴 것 같다.
'초복'이라는 날이 오늘이란다. 어제 마트에 가서 닭 대신에 전복을 사와 땀을 줄줄 흘리며 전복죽을 해보았다. 움틀거리는 싱싱한 전복앞에 주부들이 모여있길래, 덩달아 구경하다가 큰 맘 먹고 구입해 보았다. 아무리 스마트폰에서 정보검색을 하면 된다 하더라도 촌시럽게 용기를 내어 살림 잘하게 보이는 주부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전복을 깨끗하게 씻어 끓은 물에 살짝 집어 넣었다 빼면 손질하기가 쉽다는 비법이다. 그냥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이지만 부지런하게 시도를 감행한 자신이 자랑스럽다. ㅋ 당근과 양파를 넣은 전복내장죽은 고소하고 맛있었다. 많이 먹게되는 부작용은 있었지만 이제 전복죽은 자신있다 하겠다. 최우선은 싱싱한 전복을 우선 구하는 것이다!
근데, 언제 말복이 되지?
지난주 은행 다녀오는 길에 큰맘 먹고 사먹었던 불쾌한 '순대국'때문에 주부 프로 각성이 일어난 것 같기도 하다. 돼지 살코기 하나 없이 비계와 가는 손가락 마디처럼 생긴 미끈한 순대 4개를 가날프게 얹어주던 순대국을 생각하면 당분간 외식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 하더라도 양심없이 수준없이 장사하는 사람 정말 싫다. 사먹지 않는 걸로 소심한(?) 복수 들어간다.
어떻게 사람들이 기피하는 지방을 썰어 팔 생각을 한다는 것인가.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시커먼 고기를 한점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았다. 살다보니 별 순대국을 다본다. 옛동네 고기 듬뿍의 수제 순대국의 진가를 새삼 깨닫기도 한다. 믿을 수 있고 검증된 맛집에 가야 한다는 것을 배우긴 했다. 삶은 계속 배우고 살아야 한다.
감사하라고? ㅋㅋ 그려, 돈 얼마 안들이고 삶의 쓴맛을 알게 해줬으니 그 또한 감사하다. 재미있는 것은, 점심때가 되어 짬뽕 순두부로 유명한 식당에 들렸더니만 순두부는 별로 없고 양파만 잔뜩 있었던 유명 맛집도 있다. 순두부가 주인공 아니던가? 탕수육을 첨가해 먹지 않으면 안되는 이 맛집도 정말 불쾌하다. 그래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헐 주인장이 자신있게 묻는다. 맛있게 드셨냐고? 차마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 조용히 마음 속으로 결심했다.
두번 다시는 안올겨!
ㅋㅋㅋ
그래서 당분간 밥하느라 내가 고생을 좀 할 것 같다. 외식값이 하늘을 찌르고 값만큼 맛있지도 않고 그러면 할 수 없다. 내가 내손으로 해먹는 수밖에! 아직 내가 요리할 수 있으면 감사할 일 아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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