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20, 2023

Losing Weight

 절대로 몸무게를 줄이지 못할 것 같았었는데, 마침내 체중계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몸과 마음을 바삐 움직여 얻은 보너스로 따라오는 귀중한 선물을 받은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새로운 도전은 불편하고 감당하기 벅찬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 틀림없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소비 활동도 할 틈이 없게 된다고 하더니, 먹는 일도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인가 보다. 최소한의 음식으로 성취해야 할 과업을 향해 돌진해 나가는 상태는 피곤하다. 수면 부족의 상태에서 하루를 보내기란 그야말로 극한하루라 할 수 있겠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엇을 새로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 주먹 꽉진 굳은 다짐으로 될 일이 아니다. 주름진 현실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카페인 양을 늘리고 긍정적인 마인드 모드로 무장을 해도 수면 부족의 상태를 오래 끌고 나가는 것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책상앞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 잔글씨를 보고 섬세한 작업을 하는 중에, 자꾸 허리가 굽어지고, 거북 목으로 무거운 머리를 앞으로 보내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틈을 내어 온 몸을 쭈그러들지 않게 스트레칭으로 쭉쭉 늘려 보지만,  괜한 것 시작하여 늙음을 재촉하는 것 같다는 두려움을 모른 척 하기 쉽지 않다. 

일을 보러 목적지를 향해 바삐 걸어가고 있는 중에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건다. '어쩜 그리도 꼿꼿하고 반듯하게 걸으세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나이 지긋한 여사님이 칭찬을 하며 웃으신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타인의 칭찬이다. 굽어지는 허리가 고민이던 분의 눈엔 등 펴고 걷는 모습이 부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허리 펴고 걷는 법을 말씀 드렸지만, 등 굽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펼쳐 놓으신다.

얼굴을 들어 앞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여 발 앞만 바라보고 걷고, 코어에 힘을 주지 않아 몸의 중심부인 허리를 단단히 챙기지 못하니 허리를 숙일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이제 당신의 눈이 잘 안보여서 발밑을 보고 걸어야 하신다고 하신다. 

사정 이야기를 듣고 보니 등을 펴고 걷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노화의 과정을 걸치면서 당면하는 문제들은 비슷하나 보다. 순서가 바뀌어 도래 하기도 하고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다른 형태로 그 이름을 달리 부를 뿐 한 단어로는 '노화'라고 부르며 쿨하게 수용해야 할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좀 더 그 속도를 늦추는 것 같지만 시간의 공평함을 그리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체중계의 숫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하향으로 방향을 전환을 했다는 것은 작은 기적이라고도 불러도 과하지 않다. 그 미미한 변화가 일으키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숫자는 상상 이상의 봄빛으로 확실하다.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그리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목련이 때를 알아 꽃봉우리를 내미는 시간이다. 찬 바람이 불어도 초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어도 그렇게 봄은 오는 것이다. 으쌰으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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