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it!
방치했던 것들로 쌓여있는 환경에서 빠져 나오는 과정의 시작은 '정리 정돈'을 하며 마무리 점을 찍고 새로운 시작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 점을 찍으며 나오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은 엉망진창이다. 얽어 매는 무수한 것들에서 자유함을 얻기까지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다 진흙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인가' 이런 말이 물음표로 박혀버린 곳이 머리 혹은 가슴인지 알 수 없다.
자신의 치부를 마주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부족하고 모질한 모습 보고 싶지 않고 도망가고 싶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제외했어야 할 더 편하고 더 잘하지만 무용한 것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미그적거린다. 잠을 못이루고 전전반측 몸을 움직여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이미 부정적인 생각으로 침범 당해버렸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언제나 옳다. 새롭게 시작한 공부 삼일째 되는 날이 밝아오는 이른 새벽의 유혹은 거칠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해질 때는 '후딱'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 내려 놓은다며,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포기하고 나면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눈물이 찔끔 나왔다. 자괴감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리고 '바보'란 말이 셀프로 자연스럽게 입술에 매달린다. '난 바보야' 어떤 웃기고 미친 유머 시리즈에 나오는 '웃기는 여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닐까 자기 점검 들어가고 만다. 처음 일주일은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모자란 역량을 마주하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자신은 더 훨씬 현실에 부적합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포기하고 또 다시 무기력으로 그럭저럭 날을 보낼 것인가!
신기하게도 다음 아침이 되니 전날의 낙담함의 무게가 가벼워져서 다행이다.
어려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의 삶을 상상해 본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눈이 생길 것이다. 새로운 눈은 당황하지 않고 두려움에 포위당하지 않는 지혜로움을 줄 것이다. 이런 야무진 생각들을 하면서 또 하루를 도전해 본다. 맑은 마음을 챙겨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있는 봄의 풍경을 지나 나아가 본다.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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