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2, 2023

머리 질끈 묶고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첫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으로 인해 오후엔 생체리듬이 피곤해지기 쉬운데, 하필 수업이 오후 '멍'해지는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부담스럽지만 당황하지 않고 수업전 커피 한잔을 더 챙겨 마시는 것으로 말짱한 정신 유지하려고 한다. 물론 배우고자 하는 배고픈 의지(헝그리 정신)로 정신 멀쩡할 수 있지만 처음 시작이라 두려운 마음이 크다. 테니스,볼링, 골프, 수영 등등의 운동을 배우러 갈 때는 이리 긴장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슴이 뛰었었는데ㅋ, 이번의 도전은 몸보다 머리를 많이 쓰고, 의자에 장시간 앉아서 배우는 일이라 긴장되고 불안하다는 것이다. '혹시 내것이 아닌데, 이제서야 배워서 어디에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닐까?'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나이 숫자 많은 몸을 잘 살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젊은 사람도 쓰지 않은 근육과 머리를 쓰면 몸과 머리가 통증을 경험할 것인데, 무식 용감하게, 너무 쉽게 '할 수 있다'고 굳은 다짐 들이내민 것은 아닐까 염려된다. 아직 자신이 상상하지 못한 고난의 모습은 무엇일까 미리 걱정 가득한 것도 어리석지만 그래도 '마음의 준비'라는 것을 하고 도전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ㅋ

아무래도 '통증'이지 않을까 싶다. 쓰지 않았던 머리와 몸의 근육을 사용하려고 하면 당연히 '통증'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무지해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잘 챙겨 미리 조심하고, 과한 욕심으로 무리하지 않아야 하는 주름진 나이다. 언제나 주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속도'로 가는 것은 이 나이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리하다 포기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속도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숫자 많은 몸의 상태에 맞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있겠다.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 모른척하며 넷플렉스에서 요즘 뜨고 있다는 복수 드라마(글로리)를 보았다. 굳은 다짐 잠시 잊고 '릴랙스'하는 것으로 하자.ㅋ 복수를 하려면 머리와 돈이 있어야 하고 역시나 돈 많고 능력있는 남자와 그리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야겠구나! 언제나 조직이 승자라는 생각이다. 비상한 머리큐도 푸른 젊음도 없는 자신을 비추어보니 '복수'같은 것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저항할 힘이 없는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구제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정의로와야 할 사람들이 오염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어찌해야 하는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돈'이라는 씁쓸한 사실을 보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어쨋든, 능력이 있어야 '복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복수보다는 '용서'를 하는 편이 훨씬 쉬운 나이가 되었지만 말이다. 잠시 머리 식힌다는 핑계를 내밀고 리모콘 눌렀다가 결국엔 드라마에 너무나 쉽게 빠져들고 만다. 다시 리모콘으로 후딱 파우어 오프 시키고 '나'를 보기로 한다. 

머리카락 질끈 고무줄로 묶고서 마음을 모아 본다. 무엇을 모르는 것인가를 인지하고, 반복 연습하여 내것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으쌰으쌰! 이것이 지난날 어리석음에 대한 복수...자신에게 전쟁하고 복수하고 그러면 안되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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