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Here
이곳의 아침은 시계 바늘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사방이 어둡고 아파트 몇몇 푸른 불빛이 켜져 있는 오전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다. 어제 물을 먹은 '드라세나'도 활기차게 이파리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거의 십년이란 세월을 함께하고 지금껏 같은 공간에 살고 있다는 것이 왠지 감사하다. 지난 날, 빈약했던 드라세나를 보고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지 않았고 나의 드라세나가 아니었던 것 사실이다. 지금의 풍성한 모습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기에, 지금의 축복 머금은 초록 폭죽의 모습은 커다란 놀라움이며 감사함이다.
지금 여기서, 자꾸 눈을 마주치고 관심을 갖고 때로는 아픈 가지치기도 하면서 나의 드라세나가 되었다. 반려식물은 이렇게 되는 모양이다.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내게 푸른 기운을 주고 있는 드라세나가 고맙다.
노트북을 열면 살랑살랑한 브라우스 광고창이 보이고, 사다 놓은 양파들이 푸른 싹을 감추지 못하고 쉽게 드러내는 것을 보니 봄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바깥날은 아직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할 만큼 쌀쌀하지만 어김없이 감사하게 봄은 오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의 나는 푸른 에너지 성실하게 채우고 있는 중이고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늦었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제일 골칫거리이긴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바심 내지않고 부딪혀 앞으로 나아갈 것을 어린시절 일기 마무리처럼 다짐해 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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