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04, 2019

Pushing Spring

울긋불긋한 낭만 가을이 시간을 못이기고, 그야말로 '우수수' 소리를 내며 아래로 떨어지는 날  걸어가는 난 당황스러웠다. 수분기 전혀 없는, 쪼그라져  가벼운 것들이 겨울 바람 한 가락에 떨어지며 날아가는 모습은 낭만적이지 않았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샴푸 냄새 가시지 않은 머리에 먼지를 입히고, 중심없는 낙엽들은 얼굴로 향해 날아왔다. 이리저리 나뒹구는 현실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장된 것이 아니어서 낭만적이지 않았다.

차를 사용하지도 않고 운동을 가고,  오가는 길에 장을 보는 생활을 자연친화적(?)이라서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내놓을 만한 선한 일은 없지만,  적어도 한몸 아직 튼튼한 다리로 공해를 일으키지 않고 걸어다니며 살고 있는 일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얼어붙은 빙판 길은 참으로 위험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다리에 힘을 주며 걷는 지금의 시간은 겨울이다.

'겨울 가고 봄이 오나니~'
아침 신문속에서 발견한 멋진 말이다.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면 늘 꽃 품은 어두움이 생각난다. 지금은 모든 것을 떨치고 밑으로 향해 잔뿌리를 내려야 시간이 된 것이다. 매해 년말에 밀려오는 허무함과 자괴감 이런 유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 버리고 겨울 이어 올 화창한 봄날을 품고 잔뿌리를 내려야 한다.


꽃을 주세요 우리의 고뇌를 위해서
꽃을 주세요 뜻밖의 일을 위해서
꽃을 주세요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해서
-꽃잎 2, 김수영

김수영 시인의 '꽃잎2'라는 시에서 들어가는 이 앞부분이 참으로 좋다.

어제와 다른 시간을 위해서 스스로에게 꽃을 주고 싶은 날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모자란 어리석음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그리고 인정하고 그러나 어제보다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날마다 성숙하는 자신이 되자고 다둑거려 본다.  그래서 겨울나무처럼 스스로가 떨쳐 버려야 할 것들을 찾는 것은 나만의 숙제이다. 봄을 품고 이 겨울을 잘 가꾸어야 한다~~~때가 되면 봄이 스프링처럼 올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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