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02, 2019

December~~~(Manchester by the Sea)

어라, 벌써 12월이고나~~~아직 몇일 남았는 줄 알았다. 아파트 건물 사이로 길다란 창문처럼 보이는 하늘이 새로 올라가는 아파트로 가려져 가고 있는 중이다. 컵속에 남아있는 물을 생각할 때인가 보다. 그래도 방향을 돌리면 아파트 숲 위로 보이는 하늘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한다.

주말이면 어떤 의식처럼 저지르는(?) 행동들 중에 하나가 떡집에서 떡을 사는 행위이다. 겨울철이라 탄수화물의 과한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맛있는 김장김치에 햅쌀로 지은 따뜻한 흰밥, 달달하고 부드러운 고구마, 달콤한 팥이 들어간 팥빵, 크림이 들어간 달콤하고 바삭한 소보르, 바삭하고 고소한 크로와상, 설탕에 절여진 향긋한 유자차, 뜨끈한 생강차, 달달한 겨울 과일들 등등의 유혹들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겨울이니까~~~' 쉽게 항복을 하고 만다는 것이다.

떡집 앞에서 차를 기다리며 유혹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었다. 정신줄을 잡고 떡집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결국 떡을 사야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만다. 약간의 죄책감을 갖고 떡집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보니, '당기세요, 긍정의 마음을'
다시 떡을 사들고 문을 열고 나오려니, '미세요, 근심과 걱정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삶이란  부조리한 희극과 비극의  복합체?

졌다! 눈앞에 달콤한 떡을 사는 바람에,  시원한 대부도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러,  한시간 반을 차로 달려가는 낭만은 정지 되었다. 그냥 편안하게 집에서 뒹굴거리며 떡먹고 빵먹고 영화보고 싶다며 익숙한 패키지 게으름을 꺼내들고 말았다. 뭘 당기고 뭘 밀어낸 것일까?

'살이 차오른다~~~'
추운 겨울이니까 적당한 지방도 할 일이 있을것이라며 자신에게 베풀어서는 안될 관용(?)을 베풀고 있는 중이다. 아침 방송에서 폐경기 여성의 복부비만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보았다.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체중이 증가하여 결국은 여러가지 문제들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쩔것인가. 열심히 운동하고 다시 먹는 것으로 한다! 먹는 음식과 전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자꾸 전쟁을 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말이다. 자신이 선택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니 책임지기로 한다. 그래야 달콤한 유혹에도 한번쯤 빠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난 매일 운동간다~~~~ 때로는 어리석게 보이는 것들이 모여 삶을 이룬다는 것이다.


주말에 들여다 본 영화들의 내용과 제목이 뒤죽박죽거려 머릿속이 희멀겋다라고 하고 싶다. 물감 이색 저색을 섞어 거무죽죽한 색을 보게 되듯이 각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 떡집 손잡이 문구만큼도 못한 감상을 남긴 것 같아 자신이 한심스럽긴 하다. 그런 중에도 기억하고 싶은 좋은 영화의 제목은, 맨체스터 바이 더 시(Manchester by the Sea)이다.

'기승전결'이 분명하지 않고, '극적'이지 않아 더욱 현실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상처입은 사람들은 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끔거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자신의 실수를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말이 쉽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함부러 남의 삶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말기를 스스로에게 부탁해 본다. 공간은 기억을 품고 존재하기에 그곳에 가면 그곳의 기억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때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품고 있는 공간을 떠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서 안보이면 멀어지듯이, 보지 않으면 희미해지는 것이다. 망각의 강을 지나 다시 삶은 계속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정도의 삶을 꾸려 온 것 같다.

영화속 주인공이 사는 문짝에 붙여주고 싶은 스티커,
'당기세요, 긍정의 마음을'
'미세요, 근심과 걱정을'

https://www.youtube.com/watch?v=u99f9RAvwu4
Adagio in G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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