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05, 2019

Long Night~~~

이번 주말에 날씨가 추워진다는 소식에 서둘러 우리동네 유일한 노점상 사장님께 총각 무우를 신청했다. 동치미 무우를 길게 잘라 담은 김치가 맛났던 경험은 알타리 무우로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총각무우라고 불렀더니 채소를 다듬고 있는 분들이 한번 힐끗 쳐다본다. 내가 뭔 잘못을 했지? (총각무우라 하기엔 ㅋㅋㅋ)

'Our Souls at Night (밤에 우리 영혼은)이란 영화를 보고나서 몇자 적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드는 아침이다. 우선 영화제목이 맘에 들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였다. 밤에 우리는 각자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다.  잠에 깊숙이 빠져들지 못하는 시간이 밤을 길게 만들며, 그 긴밤은 이런 저런 생각이 출렁거리며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잠못드는 밤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노년의 시간을 빗겨갈 수 없음을 알기에 조용히 영화를 바라 보았다.

노년의 시간은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외로움이 주는 고독함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커피 한잔을 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통증과 같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영화에서 할머니는 남자친구를 남겨두고 결국 자신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되는 아들집에 가서 손자를 키우는 것으로 끝을 향한다. 멋진 할아버지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핸드폰으로 수다를 떨며 행복하게(?) 영화는 진짜 끝나고 말았다. ㅋㅋ

'어떡할겨?'

함께 사는 아들, 손자를 위해 집안 관리하고, 손자 라이드 다니고, 장 보고 등등의 일을 하다보면 피곤해서 밤이면 잠이 더 올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다. 음~~~ 모르겠다.

밤엔 불끄면 바로 잠드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는 것이다. 쉽게 잠들고 푹 깊은 잠을 자는 사람들이 흔치 않기에 이 시대에  수면용품이 상업적으로 성황중인 것 아니겠는가 한다.

노년의 외로움에 대한 공포 대신에 멋지게 나이를 품고 있는 자신을 떠올려 본다. 우선 자기관리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나이를 품은 사람답게 우아하고 싶다. 지혜로와 소란스럽지 않고,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친절한 그런 사람의 그림을 그려본다. 지적 호기심을 잃지 않고,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한 바라보기를 할 수 있는 그런 넉넉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후회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늘 감사하며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품어본다. 상상하면 이루어질 것이다~~~

이 정도면 외로울 틈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은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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