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07, 2019

Circle of Gratitude

왜 이리 바쁘지?

남쪽에 계시는 친정 아부지를 뵈러가 기둥뿌리를 너무 뽑아온 탓인지 할일이 많다. 양파를 햇볕이 잘드는 곳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마늘쫑을 다듬어 마늘 장아찌를 만들었고, 비린내 나는 생선을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  이 분주함은 오고가는 수고에 대한 그득함으로 달콤한 보상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대체휴일로 인해,  붉은 날이 이어진 이유와 오월의 날이 맑고  푸르기도 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하였다. 그리하여 명절같은 교통체증을 감내해야 했다. 밀린 김에 차를 틀어 군산에 들려 콩나물국 밥을 먹고 군산의 유명한 빵을  친정 아버지를 위해 줄어 서서 구입을 했다. 단음식이라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집안의 트라우마가 있긴 하지만 주름진 나이엔 적당한 당분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도전적인(?)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다. 유명한 빵집답게 줄이 길었고, 계산하는 줄도 길어 한참이나  서서 인내해야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지나치는 것도 신선한 즐거움이었지 싶다. 물론 형편없는 먹거리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다. 소떡소떡, 떡볶이, 어묵, 핫바, 핫도그, 맥반석 오징어, 등등의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은 나름 매력적이다. 하지만 맛없는 것 먹고 살찌는 것이 제일 억울한 사람으로서 휴게소의 무성의한 음식에 기분이 상하기도 하였다. 휴게소마다 분위기가 있는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 들렸던 휴게소 한곳은 깨끗하고 음식도 만족스러웠다.

음식을 보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사과를 보면 엄마와의 추억, 오징어 초무침을 보면 엄마와의 추억 그렇고 보면 엄마는 음식으로 자식을 키웠으니 자식인 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엄마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말린 건어물 가게에 갔을 때 친정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자식들은 엄마의 꼬득꼬득하게 말린 서대가 다들 먹고싶다 하였다.

집으로 돌아왔다. 두 아들들이 있는 집안은 가득하다.

언젠가는 다들 떠나고 나 또한 친정 아버지의 고독을 마주 하게 될 것이다.

나의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좋고
두 아들들이 함께 살아서 좋고
남편과 밤산책을 나가서 좋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홍차를 건네는 동갑친구가 있어서 좋고
손수 담은 막장을 주는 동네 언니가 있어서 좋고
미세먼지 없는 푸른 날을 걸어 다닐 수 있어서 좋고
마늘쫑 장아찌를 성공적으로 담아서 좋고
묵은 검정콩을 튀밥을 만들어 선물해서 좋고
식구들을 위해 저녁을 만들 수 있어서 좋고

이만하면 족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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