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5, 2019

Where I am

자신의 빛깔이 분명하게 산다는 것은 고집스럽거나 예민하거나 어딘가 불편한 여자처럼 보일 때가 있다.  타인들의 생각으로 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관계에서 깊이를 더하거나 무게를 더하는 일은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 여기서 깨닫고 말았다. 상투적인 인사말과 이쁜 미소면 충분하다는 것을.

모든 것을 원점으로 늘 새롭고 날고 싶은 마음엔 여기 저기서 주워모은 못난 돌로 인해 날아 오르기 힘들다. 수영복엔 주머니가 없는데 왜 자꾸 무거워지는 것인가. 귀로 들어오는 물, 입으로 침범해 오는 물, 코로 들어오는 물~~~ 오염된 수영장 물때문이다.

수영장 사람들은 젖은 몸으로 푸른 박스 안에서 만난다.  가슴과 배에 난 상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쳐진 살들, 탄탄한 젊은 몸, 실리콘 벨리의 몸, 많이 먹은 배 등등의 다양한 몸으로 만난다. 수영장 물은 갇혀 있고 여러 화학약품과 소금으로 사람들의 균을 억제하지만 그렇게 맑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수영장 물은 사람들로 인해 오염되어 있다.  필터를 통해 다시 들어오는 물 또한 그 물에 그 물이다.

물속에서 나는 돌고래이다. 인간의 생활에서 벗어나 물속에서 헤엄치며 돌고래가 된다. 불빛에 일렁이며 빛나는 물살,  리듬을 타는 물결들, 첨벙거리며 부서지는 하얀 거품들, 방울방울 올라가는 공기방울, 공중에서 손이 물속으로 떨어지는 소리, 발등이 물을 누르는 소리, 호흡이 딸리는 소리 ~~~

귀와 코와 입으로 들어간 푸른 박스의 물이 다시 흘러 나오지 않아 오염된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흩어진다.  그들과 함께 락스물과 소금물에 오염되거나 흡수되지 뭇한 채 겉도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 ㅠㅠ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