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6, 2019

Good Luck~~~

밤이면 걷곤 하는 천변을 뒤로 하고 봄이니까 넒은 호수가 있는 길을 걸어 보자며 차를 몰고 나가  보았다. 드넓은 호수 근처로 고급진 아파트들이 장대하게 솟아 환한 불빛을 드러내고 있었다. 호수가에 내리워진 아파트 리플랙션 불빛은 환상적으로 흔들리고 보고있는 나도 흔들렸던 것 같다.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건물들은 장대하여 위압감 마저 풍겼다. 호수가 있기에 올라선 고급진 아파트들은 컴컴한 호수보다 주인공이 되어 빛나고 있는 풍경으로 보였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커다란 호수를 보며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냇물의 소중한 가치를 알게 되었다.  좁다랗지만 바삐 흐르는 시냇물에  내 마음이 흘러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산위에서 흘러 내려와 드넓은 바다로 가는 냇물은 졸졸 소리를 내며 바삐 흐른다.  때로는 울퉁불퉁한 바위를 타고 내려갈때면  제법 깊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잔잔한 호수는 도달할 곳이 없는 것처럼, 흘러가기를 포기한 모습으로 살아있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천변을 걷고 있자니 행복한 마음이 찾아 들었다. 무리지어 날아가는 비둘기, 까만 까치, 회색빛 두루미, 둥둥한 오리 등등 함께 흘러가는 즐거움을 알 것만 같다~~~

봄바람에 벚꽃들이 눈처럼 내려와 발아래 깔린다. 영화의 한장면처럼 그 모습은 낭만적으로 슬프다.

수영장에서 어느 주름진 여사님이 갑자기 나를 보더니 꼭 말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하신다.
'그쪽이 있으면 그 주변이 환하게 빛난다고' '눈이 참으로 이쁘게 생겼노라고'

ㅋㅋㅋ 그분의 칭찬이 없었더라면 아마 한참이나 자신의 못난꼴에 우울하며 쓰러졌을텐데 말이다.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잊지 말기로 하자.  모순적이고도 추한 삶의 모습이 털털거리더라도  절대 냉소적이거나 부정적인 해석을 하지 않기로 한다. 그것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며,  더 큰 물로 흘러가기 위한 하나의 몸짓이란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벚꽃이 떨어지는 이 봄날에 깨우치면 큰 다행아니겠는가.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