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08, 2018

Where are You?

장갑이 어딨지?
한겨울 추위가 빨리 왔다는 떨리는 소식에 몸을 따뜻하게 감쌀 것들을 챙기다 보니 손장갑이 보이질 않는다. 손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걷다가는 그 무서운 낙상을 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인데 장갑이 보이지 않는다.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어린시절 뽀얀 털이 달린 붉은 벙어리 장갑이 겨울만 되면 떠오른다. 사촌언니들이랑 바닷가에 있는 굴을 캐다 그 소중하고 따뜻한 것을 잃어 버리고 상실감(?)으로 둘레둘레 찾았던 그 순진하고도 어린 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어떤 물건의 소중함을 갖는 것과 집착하는 것의 차이를 지금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 그때 난 무척 속상했던 것 같다. 그 낭만적으로 붉었던 털달린 벙어리 장갑을 잃어 버리고 난 후 내 어린 겨울 손은 무엇을 끼고 살았는지 그후 이야기는 기억나질 않는다. ㅋㅋ그 장갑 없이도 잘(?) 산 것 같지만서도 겨울이 되면 그 부드러운 털 달린 핑크색 장갑이 생각난다.

오늘 추운 겨울 아침 장갑이 없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일텐데 쉽게 나만의 답을 말할 수가 없다. 그래도 좋아 하는 운동이 있어 날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에 감사하다. 난 아침운동으로 수영을 하고 있으며, 예술활동 보다는 울 가족과의 원초적(?)이고도 기본적인 행복한 시간을 꾸리기 위해 기꺼이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일없이, 자신을 자신답게 만드는 예술이란 이름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암울한 단어 '불행' 이란 단어로 몰아넣는 그림은 그리고 싶지 않다.

'인내'라는 단어를 주어진 하루동안 생각해 볼 참이다. 수영장에서 아침수영을 하다보면 별별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단순히 두 그룹으로 나누자면 수영을 우선순위로 열심히 하는 운동파가 있느가 하면 수영은 몸풀러(?) 나오며 사교하러 나오는 밥파가 있다. 물론 수영도 열심히 하면서 식사하며 친교를 나누는 그런 이상적인(?) 활동을 꾸리는 사람도 있긴 하다.

네다섯으로 구성된 밥조직은 서로의 뜻을 모으고 그리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나름 단합을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오고가는 선물속에 정을 나누고 세를 불리고 그리고 큰 목소리를 낸다. 안되면 조곤조곤 작은 소리로 맘에 들지 않은 회원의 흉을 보며 세를 불리며 갑질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꼴사나운 나이갑질의 예를 들어 보겠다. 주름진 갑질과 청춘 미모 갑질이 있는데 주름진 나이갑질의 한 예를 들어 보겠다.

수영강사샘이 수업시간에 두줄로 자유형 대시를 하라고 하셨다. 25미터 레인에 회원수가 많으니 두줄로 가는 것이다. 오리발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대쉬' (숨도 쉬지 말고 허벌나게 빨리 가라는 뜻이다.) 를 하라고 해서 열심히 선수처럼 막 앞으로 갔더니만 (한참(?) 간격을 두고 출발했으나 앞회원 오리발이 얼굴앞에서 팔랑거렸다.) 수영과 친교를 두루 갖춘 나이 적지 않은 회원님이  하필 앞에서 나름의 회원 친화다정한 대쉬를 한 모양이다. 혼자 빨리 나아가면 같이 출발한 사람 무안할까 염려되어?

대쉬~~~~

갑자기 들으란 듯이 말한다. 둘이서 사이좋게 와야지 보기 싫게...쩝쩝


원래 친하지도 않고 평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어르신이라,  상대를 하지 않고 못들은 척 인내하며 서있었더니, 그것으로도 만족을 못했던지 성실하게 대쉬하는 회원들에게 향해서 큰소리로 소리 지른다.  둘이서 사이좋게 하고 와야지 뭘 그리 빨리 오는 것이냐고 보기 않좋게~~~ 

농담하는 것 아니냐고?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대시하며 최선을 다한 회원의 열정을 무시하고,  수영샘의 지시에 따른 회원들에게 갑질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대쉬라는 수영스타일의 정의를 물어보고 싶다. 너무 민감하게 보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불편한 갑질인 것이다. 똑같이 회비내며 운동하러 오는 회원들에게 자신의 일방적인 느낌을 이야기하며 불쾌감을 조장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수영실력인가 아니면 밥인가 아니면 선물공세인가!

아이러니 다리미의 순간이다!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행동이야말로 별로 보기좋은 그림은 아닌 것이다. 삶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순간 냄새나는 불쾌감을 안게 되었다. '타산지석'의 성어처럼 저런 경우가 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야무지게 하였지 싶다. 그래서 수영과 사교를 다 잘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갑질을 쉽게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잠깐 그 부정적인 에너지로 인해 똑같은 사람이 되어 균형감을 잃을 뻔 하였다. 나 자신의 좋은 에너지를 시험하는 사람들을 늘 준비해 주시는 어떤 손길에 대한 감사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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