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05, 2018

What's your Name?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겨울 김장을 앞두고 혹시라도 아퍼 눕지 않을까 불안함과 약간의 긴장감이 깔리는 것을 모른 척 하기엔 자꾸만 느껴진다. . 창밖의 날씨님은 새벽녘 싸리눈이 내렸는지 군데군데 하얀색이 보인다. 색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 것인지 은근 청순한 하얀색은 부담스러운 색이기도 하다. ㅋㅋ깨끗한 하얀색 보다는 누리해서 편안하고 현실적인 땅의 색이 시간과 함게 주름지는 몸과 마음에겐 더 유혹적이라 할 수 있겠다.

남쪽 바다를 보고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이런저런 잉여 인연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못난(?) 친구를 제거시키지 않고 심심해서 전화를 걸어준 친구가 고맙다는 생각을 유난히도 크게 가지게 된다.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잘 알지 못하면서도, 다 아는 것처럼 사람을 판단하는 불쾌한 사람들을 겪느라, 성장통(?)을 아직도 겪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 것인지, 오래되고 익숙한 친구의 따뜻한 목소리가 숨은 보석처럼 빛나게 반가왔나보다. 오래된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어두운 무리(?) ㅋㅋ 들에 대한 감사를 해야 할까나.

오래도록 서로가 지켜보고 산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영장 샤워실에서 십년동안 지켜보는 사이라며, 자신의  맘에 들어 김치를 갖다주고 싶다는 여인의 얼굴은 기쁨이었지 싶다. 오래된 것은 시간을 품었기에 위대하다! 잠깐 부러움이 들었던 것 같다. ㅋㅋ 난 샤워할 때, 그 기꺼이 김치 담는 고귀한 손으로 내등을 맛사지 해주는 것으로 만족하며 질투와 시샘을 정지 하였다 다행히ㅋㅋ.

세상에 쓸모없고 하찮은 것이 없음을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못난 자신을 셀프로 칭찬하며 다둑거려 보았다.  누구의 추하고 모질한 모습에도 배워야 할 것이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아니 마음만 열면 모든 것이 삶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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