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08, 2018

All Right, All Right

오라이 오라이 하며 버스를 두들기던 외침이 떠오르는 겨울 아침이다. 그려, 오라이 오라이 쭈욱 가면 되는 것이다.

눈앞이 캄캄해져 쓰러졌던 그날 아침이후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가 뚜렸해지고 있음을 본다. 부질없고 쓸모없는 헛된 집착으로 부터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열망을 바라는 뚜렷한 자신의 초상을 보게 되었기도 하다.

아프고 나니,  사랑해야 할 것들과 무의미한 소음들에 해당하는 것들이 구별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기침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게 목기침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절대 아플 것 같지 않았는데 자꾸만 몸이 약해진다. 겸손하게 받아 들이고 때로는 무의미하게 보이는 집안일을 하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뒹굴고 싶은 마음이 아니든 것은 아니었다.

아프고 나니 더욱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진다. ㅋㅋ 적어도 내 식구들을 위해서라도  쓰러지지 말아야 한다는 원초적인 본능을 붙잡고 자신의 나약함에 무너지지 않도록 일어선다. 그래, 김장을 해야지 울 아들들이 좋아하는 김치를 담아야 한다!

왜냐하면 난 아직 내손으로 김치를 담을 수 있으니까!

허약한 몸의 상태를 인정하고 차분하게 여유있게 미리 미리 김장준비를 하였지 싶다. 마침 같은 날 김장을 하는 분의 지혜를 얻어 일주일 동안 일의 선후를 가려 쇼핑을 하고, 재료들을  다듬고 정리를 하며 계획을 세우니 막연했던 두려움이 물러나는 것을 보았다.  건강할 때 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김장을 준비하다 보니 올해 김치맛이 참으로 훌륭하다는 것이다.

장성한 두 아들과 남편 울 가족 모두 김장에 동참하였다. 언제까지 아직 출가하지 않은 두 아들과 김장을 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을른지 모르지만 현재를 즐기기로 하였지 싶다. 사실, 김장을 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김치를 조달해 먹는 여인들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난 내가 할 수 있으니 아직은 포기하거나 정지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귀찮고 피곤한 과정을 지나야 하는 것이다.  ㅋㅋ

우리 식구들은 대단한 일을 이루어 내고 말았다!

김치통에 김치를 넣고, 뒷정리를 하고 나니 행복한 뿌듯함으로 피곤함이 생각나지 않는다. 엄마의 김치비법을 물어보는 아들들에게 정확한 레시피를 줄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다. 사실 감각에 의지해 김치를 담는 감각적인 주부라서 딱히 레시피가 없다는 것이다. ㅋㅋ

우리끼리 맛있다며 행복하다~~~

오직 사랑할 시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UE7qHA2M9U
Love of My Life,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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