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22, 2018

Raining in the Fall

울긋불긋한 가을 속을 걷는 기쁨을 즐겨보기도 전에 가을 비가 내리고 있다. 반갑지 않은 가을 비는 이쁜 가을의 색을 축축하게 땅으로 내려 버릴 것 같다.

결국엔 항생제가 들어 있는 약을 처방받고, 의사샘의 협박(?)어린 충고에 수영가는 것을 정지하고 집에 있는 날은 을씨년스러운 비가 내린다. 항생제를 먹은 만큼 완쾌한 기분은 수영장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전문 의사샘의 충고를 뒷바침할 근거가 더 필요해 스마트 폰에게 수영과 비염의 관계를 물어 보았다. ㅋㅋ

다행히(?) 대부분의 정보는 집에서 '푹'쉬라고 한다. 수영장 찬물이 코안의 점막을 붓게 하고 결국엔 염증이 중이염으로 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수영을 못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ㅠㅠ

개인적인 수영역사를 뒤돌아보면 며칠간 푹쉬는 것이 다가올 날들의 기쁨(?)을 위해선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통화하게 된 친구는 우리의 나이먹어 후져진 면역력으론 인내하고 감내하고 극복할 수 없는 '병'이라는 것이 있으니, 그럴 땐 몸의 신호를 접수하고 항복하고 집에서 푹쉬어야 한다고 현명한(?) 충고를 오랫동안 이야기 했다. ㅋㅋ듣고 있는 어리석은 친구는 의사샘의 충고에도, 오래묵은  친구의 애정어린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냥 약먹고 수영갈 생각을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욕구는 멈칫거린다. 그래 잠시 멈추어야 할 때가 된것이다!

항생제가 든 약을 먹고, 따뜻한 우엉차를 마시며, 아침신문을 읽고, 그리고는? 집안 일이 보일까 걱정이다. 멍하니 몸을 쉬어주어야 하는데 집안에서 할 일이 많아 보인다. 맛있는 가을 무로 깍뚜기도 담고 싶고, 매실 고추장도 담아야 하고, 백김치도...비도 오고 하니 빈대떡을 부쳐 먹을까.

'퍼스트 맨',  '위험한 산엔 왜 오를까', '호모 헌드래드 시대', '백김치'. '나름의 방식', '어떻게'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소리를 낸다. 멍때리기를 하며 푹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냥 푹 퍼져서 쉬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워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수영하는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싶다.

지난 주말 '퍼스트 맨'이란 영화를 보았는데, 다큐멘타리에 가깝게 영화를 찍다 보니 관람자는 거기다 전개될 사실들을 다 알고 있기에 영화는 머리로만 받아들여졌다. 여전히 달에 갔던 사실을 의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감독의 의도된 전개과정에서 약간은 피곤하기도 하였지 싶다. 1969년도에 달에 갔는데 어찌 지금까지 두번다시 못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였다.  영화속 달에 꽃힌 미국국기는 흔들리지 않았다! 달에 가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걸친 과정과 주인공 퍼스트 맨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묘사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달에서 돌아오는 과정은 아주 단순하게 해피엔딩적으로 전개하고 말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달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일진데 어떤 시행착오나 어려움 없이 해피엔딩처럼 돌아올 수 있었단 말인가. 달에서 처음으로 지구로 돌아온  이야기에 물음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처음과 끝이 되어버린 달에 간 남자 영화 이야기는 영화 남주인공(라이언 고슬링)과 여주인공(클레어 포이)의 돋보이는 연기력이 뒷바침 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산엔 왜 다들 오르는 것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산이 있어서 오른다'였지 싶다. 최고의 산악인, 리인홀트 메스너님는께서 '등반은 산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행위이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고 하셨다고 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목숨을 걸고도 산을 오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에 답한 것이다. 오르려고 한 것은 산의 정상이 아니라 그 방법이라는 님의 말씀이 감동적이다. '불확실성'은 불편하고 위험한 일임에 틀림없다.  산을 오르는 과정속에 깨우쳐야 할 어떤 방법들은 창조적 행위인 예술과 비교할 수 있다고 하는데 조금은 동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산들이 마음속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인류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역시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다. 신체적 조건과 내적동기가 강하고 성찰력이 있으며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먼 이야기인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ㅠㅠ

몸이 좋아지면 백김치를 담고싶다. 누군가는 인류평화와 발전을 위해 일하고 난 울 가족을 위해서 백김치를 담고 싶다는 것이다.

내리던 가을비가 그친 모양이다.

'이 나이에 뭘?' '인생 별거 있니?' 하고 지례 주저앉는 사람들 속에 내 자신을 포함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아직 내게 있다. 비록 백김치를 담으며 뿌듯한 성취감을 갖는 평범한 아짐이 되더라도 난 꿈을 꾸는 것을 포기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꿈이 뭐드라?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