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10, 2018

Fire your Fever

'스타탄생'이란 영화제목을 보며 아득한 중학교 시절을 잠시 더듬었지 싶다.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소녀시절의 시간들을 머금고 있긴 한걸까. 허름한 영화관에서 두편의 영화를 동시에 보았던 시간은 흰 도화지 같은 단발머리 순수시대였고, 그후로 보았던 숱한 영화제목과는 달리 볼딕체로 굵게 '스타탄생'이라는 영화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흑백 텔레비젼으로 세상을 들여다 보던 시절이라,  영화관의 거대한 스크린에 펼쳐지는 칼라풀한 영상은 환상적이었을 것이었다. 1970년대의 후반이니 시내버스엔 안내양이 버스를 두드리며  '오라이'와 '스탑'을 외치던 시간이었고, 단발머리에 흰카라가 달린 교복을 입고 다니던 시절에 영화관에 출입하는 것은 불량스러운 일이었지 싶다. ㅋㅋ 학교에서 제일 무서운 학생지도 선생님이 영화관 근처를 감찰하신다고 했다. 잡혀서 교무실에 끌려갔더라면? ㅋㅋ 그래도 그때 불량한 시간을 갖지 않았더라면 어쩔뻔했는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신만의 재능을 키워줄  백마탄 왕자님을 만날 신데렐라의 행운이 찾아올 수 있을 거라는 동화같은 꿈을 안고는 있었을까.


지난밤 보았던 '스타탄생'은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잘생긴 영화배우가 감독으로 나서 만든 작품이라 기대도 컸었고, 개성강한 가수가 오버 캐릭터를 제거한 노래로 연기를 한다기에 기대가 너무 부풀어 있었던 모양이다. 이상하게시리 감동이 오지 않았다. 남자배우가 너무 잘생긴 탓인가 아니면 가가(레이디 가가)가 너무 노래를 잘해서 그런것인가.

잘생긴 남자배우(브래들리 쿠퍼)는 감독과 제작을 하면서  연기를 잘하는 아주 몹쓸(?) 짓을 하였지 싶다. ㅋㅋㅋ 코가 너무 커서 못생긴 노래잘하는 무명가수는 간절함이 없어서 게이바에서 노래를 하고 있었을까.  어린시절의 아픈추억(?)을 술과 마약으로 과거와 현재를 껴안고 사는  유명가수가 술한잔 하려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한 일인가. 간절함과 열정의 문제가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물론 자신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창작하고,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스타를 만든 사람은 무명의 여가수를 발굴한 사람인가 아니면 더 넓은 세계로 무대를 확장해 나간 메니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영화제목이 스타탄생이라고 하니 말이다.  사랑하는 스타사람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그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야기는 참으로 잔인하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가 있고, 누구나 재능이 있다는 말에 아직은 동의하고 싶다.

시내버스를 기다리다가 중년 여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너무 빨리 꿈을 포기한 것을 깨달았다'며 이야기를 나눈다. 힐낏 다정한 두여인의 둘러멘 가방을 쳐다 보았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간절함과 열정으로 키워질 꿈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해본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도전하고 꾸준히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과정은 아름다운 것이다. 일단, 수영부터 다녀와서~~~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