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01, 2018

어느 가을날의 월요일

학창시절 시험기간 동안 느꼈던 중압감과 불안감이 월요일 아침에 들어선다. 흰구름이 고층 아파트 위로 유유히 바람을 타고 흘러가는 가을 하늘아래 작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넌다. 나무들과 사람들의 옷깃들이 흔들리고 태극기가 펄럭거린다. 그런데 난 바람 한점 없는 방안에서 왜 흔들거리는 것이지?

주말 동안 야무지게 집안 일도 하고, 소래포구 어시장에 들려 생새우젓도 담고 부지런히 보냈는데 왜 신경이 곤두서는 것일까. 혹시 아침신문에서 읽었던 마흔살에 그림을 시작하여 70이 넘었음에도 활기찬 작품활동을 꾸리고,  세계적으로 그 활동 무대를 펼쳐 나가는 멋진 여성 작가님의 기사를 읽고 잠시 자극을 받아서인가.

그래서! 수영가방을 챙기고 나의 하루를 시작하려고 한다. 자신의 리듬을 찾고 그리고 나다운(?)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일단 움직이고 볼 일이다.

즐겨보던 주말 연속극이 새드엔딩으로 희망적(?)으로 끝났던 것이 어떤 즐거움 하나를 잃어버린 상실감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혼란의 시대인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가장 치욕적인 시간을 마주했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확실하다. 기존의 질서를 지키려는 사람들과 새로운 시대를 외세의 도움으로 정치적 권력을 쥐려는 사람들 그리고 신분의 차이를 순리라고 순응하는 사람들, 불의에 맞서 불편을 초래하며 반항하는 사람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살았던 어지러웠던 시대를 다룬 드라마가 끝나고 말았다.

일제 강점기 35년 동안 그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지낸 것일까? 견뎠던 것인가 아니면 살았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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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어두움으로 기울어  사람들의 불빛들이 빛나는 시간이다. 붉은 파프리카를 갈아넣은 물김치로  행복한  저녁을 먹었다. 톡 쏘는 사이다맛이 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남기긴 했지만 스스로에게 수고했다 칭찬해 주고 싶다. 부족해서 완벽하지 못하지만 살아있는 나로 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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