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27, 2018

The Red Circle

무차별로 살과 기름이 오른 것일까 멍하다~ 아직도 붉은 숫자로 하루가 긴장을 풀고 기름을 두르고 있어난 탓일까? 아침수영을 가는 일이 귀찮아 주저앉고 싶을 정도의 피곤함은 늘어난 살과 게으름으로 느리게 가방을 챙긴다.

몇년 동안 한번 입었다가 집어넣은 붉은 블라우스를 입고, 또다시 한겹의 옷을 더 걸치며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덥고 지겨웠던 여름날의 끝을 인식한다. 가을 푸른 바람에 행복해서,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가 감사해서 어디론가 거닐 것 같지만 고요히 집에 들어앉아 잠을 자고 싶은 나른함이 몰려온다 이상하게시리...

아침수영장엔 인어여인들이 드물게 나왔다. 보톡스를 맞을 필요없이 얼굴들이 팽팽해지고 허리에 살이 차올라 몸이 무거워 가라앉는  명절후의 무거운  그림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주름진 아부지와 같이 흰머리를 이고 세월을 먹는 자식들이 모인 명절날은, 애정과 관심으로 비롯된 불편한 질문을 자제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좋은 말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 나이들이 되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기억들을 용서한다는 것은 그 기억을 잊어버리는 일로 시작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현실은 '그러나'로 인간적으로 이기적이며 제각길로 가는 것을 인정하기로 한다. 서로가 행복하기 위해서 그 또한 흘러가야 할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들들이 각자 사랑하는 여인들의 남자들이 되었을 때, 전통적인 명절을 어떻게 지낼것인지 생각해 본다. 조상을 섬기는 전통을 지키는 문화에 죄송하지만, 휴일이 긴 붉은 명절엔 아들들이 각자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싶다. 평소 조용한 주말에 가족모임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딸은 결혼하면 출가외인!'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지 싶다. 아들 중심의 사회에서 조장된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주름진 아부지께서 웃으시며 씁쓸한 맛이 도는 말을 아직도 내뱉으신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진짜로 외인처럼 굴고 싶다.) 가치관이 이기적으로 혼재하는 시간에 살고는 있는 것 같다. 누구의 희생이 강요되지 않고 누구의 행복할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시간을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특별히 붉은 피로 맺어진 관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하기 불편한 의문이 들어서고 만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