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04, 2018

The Long Rain

'장마'
언제나 처음만난 단어처럼 신기롭다. 여름비가 길게 길게 내리니 축축하다 못해 급급하다. 제습기를 돌리면 어디선가 숨어있던 급급함이 신기한 마술처럼 물통으로 사로잡혀 모여있다.

'구속'이란 단어와 마주쳤다. 서로가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은 관심의 크기만큼이나 신경이 쓰이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신경이 쓰여 카톡을 날리고 늦게 오는 반응에 민감하게 되고 이런 느낌은 연애때 경험했던 것 아닐까? ㅋㅋ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급급함을 제습기처럼 빨아들여 보송보송하게 만들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지 물어본다. 결국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진도가 좀처럼 나지 않는 책한권을 집어 들었다.

조그마한 글자들을 돋보기 안경을 쓰고 들여다 보다 깨닫는다. 나답게 춤을 추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고나. 이러쿵 저러쿵 하는 말을 적당히 무시하는 법을 꾸준히 익혔더라면 타인으로 부터 내 마음이 어지럽혀져 불행지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나를 향한 글읽기를 하고나니 마음이 차분해지며 이해하기 힘든 타인의 마음에 대한 여유가 생기는 것을 경험하였다.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비가 길게 내리면 제습기를 틀고, 그리고도 짜증이나면 덕분에 좋은 책 한권 읽고나서 달콤한 아이스바 하나 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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