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09, 2018

꽃길을 걷다~~~

창밖은 양산이 아니라 우산이다.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 창밖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우산을 그냥 들고 가는 사람, 우산을 머리위로 들고 걷는 사람 애매한 비내리기가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산을 쓰자니 가볍게 내리는 비를 피해 우산을 들고 있는 팔의 무게가 더 참을 수 없는 무거움으로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마라는 시간을 지내기 위해선 갑자기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기 위해 우산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특히나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다니는 사람에겐 작고 가벼운 우산이 필요로 하다. 작은 우산을 챙겼는데, 이제 갑자기 튀어나올 태양으로 부터 오는 자외선을 피하기 위한 장비들을 보조가방에 챙겨넣고, 우산을 쥐고 나가야 하는 그림이다.

주말이지만 어디론가 떠나지 않았다.

너무 지루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음표 머리가 일어나려고 했다. 언제나처럼 아침수영을 다녀와 쫄깃쫄깃한 수제비를 사먹고 그리고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바를 물고 그리고 멍하니 텔비를 보다가 커피를 마시다 보면 나른한 잠이 밀려온다. ㅋㅋ 그 나른한 눈꺼풀의 무게감은 가득찬 위장의 행복감으로 부터 시작하였기에 거부하기 힘들다.

영화한편을 온식구가 출동하여 보고 싶었지만, 군으로 급하게 복귀한 작은 아들의 부재때문에 주말 가족영화관람은 성사되지 못했다.  해가 서쪽으로 사라졌지만 보일 것은 보이고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은 가려지는 여름밤의 8시란 시간은 걷기에 좋다는 것이다.

차를 타고 특별히 넓은 호수가를 걷는 것도 좋을 듯 싶었지만 차를 운전하고 나가 주차를 하는 그 과정이 싫어 그냥 동네  시냇가를 걷기로 한다. 그렇고 보면, 참 게으르다는 것이다. 나이가 숫자를 더할 수록 새로운 시도를 해보아야 하는 것인데 편안한 것을 선택하고 만다는 것이다.

여름밤의 8시란 시간은 아름답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밤이라고 하기엔 보일 것은 적당히 볼 수 있는 낭만의 시간이다. 갑자기 꽃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찍 피어난 노오란 코스모스가 씨를 맺으며 피고지고, 작은 접시로 얼굴사이즈를 줄인 접시꽃이 여름 장마비와 함께 온 바람에 쓰러져 꽃을 들어 올리는 강인한 모습과 , 보라색 이름 모를 섬세한 꽃, 그리고 태양과 같은 꽃들, 수잔아이라고 불리는 내 정원에 심었던 꽃, 그리고 아!

'콘 플라워'를 발견했다.
그 반가움을 어찌 형용할 수 있으랴!
오래된 묵은 친구를 만난 것처럼 꽃앞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길다란 하천 길에 두곳에 핑크와 보라를 섞은 콘플라워가 숨어(?) 있었다. 내 정원에 심었던 그 콘플라워와 같은 것이다. 해마다 다시 씨를 뿌리지 않아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 올랐던 여름의 꽃 콘플라워는 그 꽃이 오랫동안 피어 정원을 환하게 밝혔던 꽃이다. 아이보리색도 심었었지~~~ 그후로 주황색도 나오고~~~

아득한 시간이 건드려진다.

삽을 들고 땅파고 영양토 넣고, 뿌리를 넣고 다시 흙을 덮고, 멀치를 덮고, 해가 강하지 않은 시간에  물을 주며 처음 터잡기를 지켜보던 그 기다리던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날마다 지켜보던 나의 꽃들이 가슴속에서 짜아안 하고 피어나는 순간이다.  태양과 같이 아름다운 꽃에 반해 그림까지 그랬었다. ㅋㅋㅋ

콘플라워가 더욱 번성해서 핑크빛과 보라색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가 걷는 길은 전반적으로 노란 코스모스와 노오란 기타꽃들이 우세하다. 물론 접시꽃도 핑크빛과 붉은 빛 사이에 있지만서도 보라빛이 도는 콘플라워가 군데 군데 더욱 영역을 넓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가져본다.

태양이 머리위로 떠오른 시간에 보았던 '능소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 물가에 가려고 한다.  미국 유학시절, 넓고도 푸른 옥수수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운전을 하고 가다가 보았던 능소화!   높다란 전봇대를 타고 올라 높은 곳에 꽃를 피웠던 그 도도한 능소화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아파트 방음벽에 집단적인 주황색 나팔들을 들고 합창을 하고 있는 풍경은 즐겁고 신기한 풍경이다.  하늘에 먼저 도달하려는 본능인가?

영광이란 꽃말을 가진 능소화( 하늘을 능멸하는(?) 아름다움을 지닌 꽃 ㅋㅋ)는 장원급제시 머리에 두르는 어사화에 사용되는 꽃이라고 한다. 떨어지는 모습이 또루룩 형태를 몰아 떨어지는  무궁화와 달리 나팔모양 그대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

꽃들이 피고지는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도 감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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