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20, 2017

Somewhere in Time

(..............)
양파와 대파 실파 쪽파...
맛 좋은 파가 이 땅에는 하고많은데
그것도 모자라
성씨끼리도 파를 만들어
눈만 뜨면 파당으로 모이고
파당으로 분열하는
오늘도,

나는 이리로
너는 저리로
(...............)
                      -김형영, 양파와  대파 


아침 신문을 읽다가 눈이 시린 시한편을 만나게 되었다. 눈꼴 시린 풍경을 양파, 대파, 실파, 쪽파로 시를 만드신 시인님 너무 멋지시다. 다양한 종류의 파가 있는 우리 대한민국! 개인적으로 파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긴 타양살이를 하면서 대파와 실파 쪽파를 그리워했지 싶다. 물론 실파는 그곳 마트에서도 팔아서 대파대신 사용하곤 하였다. 친정 엄마의 전라도식 파김치가 몹시도 그리웠던 시간이었기도 하다. 파를 먹으면 그 강한 향기로 인해 입을 열기가 어려운 점도 있긴 하였지만 떡국의 대파 된장국의 대파 파없는 한국요리를 해먹을 땐 그 귀중함이 적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한국사람들은 외국에 내다놓으면 혼자서도 잘산다고 한다.  어떤 구속없이 자유롭게 제 할일 하면서 꿋꿋하게 잘사는데 반해 단결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관계를 맺는 자체가 상하 좌우 복잡한 것이어서  대의명분과 실리가 분명하거니 크지 않다면  희생과 양보 배려 이런 등등의 단어가 동반하는 스트레스를 겪고 싶지 않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바꾸어 생각하면 파가 많은 것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열린 기회들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검은 색과 흰색 사이에 다양한 회색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따진다면 시끄럽고 더디 가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실파와 대파 그리고 양파 쪽파도 아니면 무파라고요? 무파면 스따라고요? 수영장 탈의실에서 여인들의 대화가 들려 줏어들은 '스따'란 단어는 내겐 생소한 단어여서 가만히 들어 보았다. 왕따 은따도 아닌 스따란 말은 스스로 왕따를 자처했다란 뜻이라는 야기다. ㅋㅋㅋ  소속이 없으니 자유로울 것 같지만 오히려 무시받고 미움도 받는다면 밥이라도 사면서 대파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웃픈 일이기도 하다. ㅋㅋㅋ

물가에서 밥조직이 있는 여인들을 보면 좀 무섭긴 하다~~~ㅋㅋㅋ

수다를 떨다보면 뒷땅을 칠 것이고 그러다보면 너덜너덜 찢기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ㅋㅋㅋ 물론 그맛에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그러겠지만 내게 필요한 모임이기도 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전설같은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가는 것 멋진 일이며 필요한 일이라는 것 알고는 있지만  데면데면한 거리가 편안하기도 하다.

'봉긋봉긋'이란 단어를 물가에서 만났다. 군데군데 여러 곳이 다 꽤 도도록하게 나오거나 소복하게 솟아있는 모양으로 예를 들면 봄이 되자 꽃망울이 봉긋봉긋 돋아나다란 사전적 의미를  알게 되었다. 봉긋한 단어를 학부시절  젊은 여인의 누드 드로잉을 할 때 처음으로 실감나게 묘사했던  그 생생한 광경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미 흘러가버린 단어를 만날 때의 느낌은 만개한 꽃이 떨어져 있는 애잔함이다.

이상적인 봉긋봉긋한 절대미(?)의 수영을 하기위해 허리 디스크 참아가며 몸부림치는 여인들의 현실적인 모습들이 오늘따라  아름답게 보이더이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