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11, 2017

No.1

'넘버 일번의 유혹'이란 단어로 미묘한 감정을 담아버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요즈음이다. 아직도 넘버 일번을 꿈꿀 수는 있는 일인지 씁쓸한 실패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내려놓는 마음을 갖기엔 어중간한 나이이라고 나름 저항도 해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학업 성적으로'비교'하며 순위를 정하는 시절엔 그리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욕심을 내는 것이다. 사실 '욕심'이란 단어는 앞모습과 뒷모습이 예쁘지 않는 것 같다. 겉과 속이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욕심을 감추어야 하는 처세술이 필요한 것을 너무 드러낸 다음 후폭풍을 맞고서 깨닫곤 하는 일이다.

'욕심'이란 단어 대신 에너지가 넘친다라든지, 집중력이 좋다든지, 열정이 끓는다든지, 목표가 뚜렷하시다든지, 등등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면 참 좋을 듯 싶은데 사람들은 쉽게 미운 단어, '욕심'이란 단어를 내뱉는다.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사람들과 말을 섞는 일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더욱 침묵하며 수영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일은 씁쓸한 일이지만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없이 둘러야 할 최소한의 방패인지도 모르겠다.

'폼생폼사'는 개인적인 스포츠란 사전적인 의미이다. 볼링, 테니스, 스쿼시, 골프 등등의 운동을 배우면서 깨달은 바는 이 단어 '폼생폼사'라고 할 수 있다. 작금에 수영을 배우면서 마인드 컨트롤이란 잊혀진 단어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나름 열심히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는 가운데 겪는 스트레스는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기엔 난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다는 것이다. 벌써 열심을 내면 추한 나이가 된 것인가.

진정한 자존심이란 무엇인가 생각하였다. 오늘 내가 이룩한 자존심은 타인의 판단에 의해 내안의 기쁨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었다. 타인의 생각과 취향은 내것이 아닌 것이다. 내 비록 뒷줄에 서서 젊은 그녀들을 뒷따라 가지만 폼생폼사를 잊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포기하면 진정한 자존심이 없는 여인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수영수업을 하기 위해서 여인들이 줄을 선다. 줄을 서는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여인들은 알아서 줄을 선다. 젊고 잘하는 사람과 오래동안 수영장 물을 먹은 사람 그리고 대충 서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사람 순서로 그렇게 줄을 선다.  맨나중 여인들이 출발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예의없이 기다리기 지쳤다는 듯이 선두그룹이 걸어 나오며 퇴장 분위기를 만드는 꼴을 보게 된 기념적인 날이기도 해서 한소리 적는다. 그런 소양없는 사람 되지 말라고!

불쾌함을 참아야 하느니라~~~선두그룹에게 미운소리 하고 싶은 마음 꾹 누르며 뒷따라 걸어가자니 열이 받치더이다. 젊고 잘하는 그룹이 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이런 무식한 짓거리를 한단 말인가! 연약한 주름진 여인들 입에서 불만이 뾰족하게 나오지만 젊은 녀들에게 항의하지 않았다 나처럼. 맞다~ 그녀들도 당해봐야 그 불쾌감을 아는 것이다. 그녀들도 시간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이야! 지금이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넘겨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라고 말하는 선수들의 속삭임이 들린다 들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심을 내는 것은 추한 일이 아니다. 폼생폼사로 나름 최선을 다해 물놀이를 하며 즐기는 여인이 진정한 '넘버 원'이라고 손가락 오그라들게 쓰고싶다.

Gnarls Barkley, Crazy
Spring with the 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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