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3, 2017

Born to be Wild

긴 장마비가 내린 냇가의 물은 맑고 깊다. 꼿꼿한 접시꽃들이 비바람에 쓰러졌지만 결국엔 하늘을 향해 굳은 의지로 일어나는 강인한 모습은 인상적이다.  추운 겨울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던 추상적인 갈대와 달리 여름날의 가녀린 푸른 갈대들은 쓰러져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한 물살에 송사리들이 다 떠밀려 내려간 것은 아닌가 고개를 숙여 투명한 물속 어딘가에 있을 작은 물고기들을 찾는다.

돌 징검다리 건너며 혹시라도 넘어질까 발바닥에 힘을 주어 건너 보라색과 흰색으로 합창을 하는 도라지꽃들을 만난다. 도시농민의 작은 철조망엔 이 뱀처럼 몸을 꼬아 올라가며 분홍 나팔을 부는 아침걷기는 행복하다.

오늘이라는 낯설었던 시간이 벌써 서쪽으로 기울어진 시간이다.

행복해질려고 물가에서 경험한 긍정적인 이야기 떠올려본다. 못하는 평영을 포기하지 않은것, 뒷줄에 있어도 '폼생폼사'를 지킨 것, 좋고 싫은것  나답게(?) 분명하게 말해 준 것, 애매하게 평가절하 되는 순간에도 스스로 자존감을 지킨 것, 빠른 수영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 타인의 결점보다 자신의 결점에 민감한 것, 미안하다라고 말했던 것, 더 젊은 청춘을 부러워하지 않은 것, 약자의 마음을 살핀 것, 새로운 숙제거리를 찾은 것, 등등의 것들을 물가에 가서 경험했지 싶다.

Dream of R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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