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08, 2017

A&B and C

책 제목에 끌려 마음과 정신이 배고픈 상태로 책을 한권 구입하러 서점에 가고 싶었는데 그만 아침 운동에 지친 육체는 집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살아간다는 것이 예술로 승화되는 시간(?)에 대한 글을 누군가가 집필을 해놓았다 하니 가슴이 뛴다. (왜 자꾸 뛰기만 하는지...ㅋㅋ)

새로운 만남을 내일로 오는 금요일의 즐거움으로 미루고 '현대 철학자, 노자'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내가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잠시 살펴보는 것도 오늘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 본다. '유무상생'의 관계로 세상을 들여다 보았던 노자는 누구인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하다. 분명하게 정의하며 분류하는 좁은 시야를 정지하고 유무가 함께 새끼줄처럼 꼬여 상생하는 관계를 통찰하며 변화무상하게 변해가는 세상을 살폈던 노자의 이야기가 아직 매력적으로 들린다. 특히, 미술공부를 하던 시절에 만났던 중국 교수님 생각이 많이 떠올랐다.

분명한 그림을 극도로 싫어했던 성질 이상한(?) 스승님이 왜 떠오르는 것이지? 중국사람이라 그런것인가? 애매하고 모호하고 아리까리한 이미지를 추구하며,  미니멀리스트이며 추상주의자였던 까칠한 교수님은 잘계시는지 궁금해진다. 시간의 긴 필터를 통과하니 내 작품에 대한 그때의 처절하고 모욕적(?)이까지했던 크리틱이 그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애매함'이란 단어의 창의성과 확장성 그리고 상상성을 고급지게 표현하던 교수님 말씀대로 이제는 그 누구도 내 그림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 자유롭고도 외로운  사람의 시간을 갖고 있나보다.

그 님이 좋아했던 작품 하나를 올려본다.
Daydream from Something like Happiness


거미줄
                             정호승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진실은 알지만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진실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실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고
조용히 조용히 말하고 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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