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07, 2016

Morning with WIFI

긴 비 내리는 이곳에 적응을 좀 했는지 그곳 빵집에서의 아침커피가 생각이 났다. 와이파이가 강력해서 이곳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아침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몇주만에 헤즐럿 커피 향기 박힌 기억이 스멀스멀  퍼지는 것 같다.

커피 한잔에 무료 와이파이를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다는 기쁨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 이다. 구입한 유심카드가 제대로 구실을 못하는 상황에서 와이파이 잘 켜지는 장소에서 커피를 한잔 할 수 있다는 것은 작지 않은 기쁨이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달려가고 싶은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 주는 그 공간의 의미가 유용하며 편리하며 감사하기까지 나중엔 미안하기까지 하였다.

때때로 점심을 사먹는 고급진 소비활동까지 답례로 지출해야 했지만서도 와이파이가 되는 빵집은 멋진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

40대의 시간을 품고 있는 공간을 정리한다는 것은, 낯설고 불편한 모국에서 새로 적응을 한다는 것은 세번의 겨울을 지나도 명확하지 않는 것으로,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닌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포기 아닌 포기를 하는 것으로, 비겁한 변명을 하며 받아들이며,  문화 충격을 완화하며, 현실을 인정하며, 결점 많아 보이는 겸손한 주제 파악하는 것은 그렇게 즐거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고 본다. 가슴에 나태한 기름이 끼고, 머리에 먼지가 내려앉고, 자연스럽게 주름지도록 방치했던 것일까?

그래, 벌써 3년!
이곳으로 온 후 운전을 하지 않은 이유로 다시 그곳에서 손수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였다. 클로징을 앞둔 이번 방문은 막연하고 불확실했던 작년의 여름방문과는 사뭇 다른 점이 많았다 할 수 있겠다. 집수리와 작은 아들의 귀국 준비로 분주했던 지난 여름과 달리 이번 여름은 커피를 한가하게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차이라 말하고 싶다,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분주하고,  늘상 여유가 없다는 사실에 삭막하다는 인상을 받긴 하였지만, 시간을 품어 주름지고도 선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던  그곳 카페에서 보았던 사람들을 기억하기로 한다.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의 그림만 기억하고 싶은 것이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