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17, 2016

in Summer 2016

비가 길게 내리는 여름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후덥지근하고 끈적거리는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그 길다란 비도 그칠 때도 있고 그리고 덕분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거리를 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 하였다. 그곳에서 만난 지혜로운 여인의 말씀대로 궂은 날씨에도 숨어 있는 보물찾기를 해야만 삶의 의미가 허허롭지 않다는 것을 아침커피가 떠올리기도 했다.

새로운 장소에 적응기를 갖느라 이쁜 꽃들을 모두 떨쳐버린 화분 하나를 포기하지 않고 햇빛이 잘드는 곳에 두고 떠나 돌아오니, 분홍빛 꽃들이 약속이라도 했던 것 처럼 가득찬  꽃송이로 피워 올렸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 그 꽃을 바라보며 아침을 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미안하지만 창가에서 자리를 옮겨 회색빛으로 우울한 나에게 가까이 오게 하였다.

해가 넘어간 시간에 냇가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것과 그 방치된 냇가에 뱀이 나타난다는 사실과 함께 비바람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꽃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어제의 산책은 자신을 위한 어떤 하나의 의식처럼 오늘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잘한 자갈이 깔려있는 산책길보다 폐타이어를 이용한 산책길이 더 편안해...나름 보물 찾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밤이 늦은 시간에 산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곳보다 행복한 일이다. 하늘이 넓고 달이 크고 별이 반짝이는 밤이 있다하여도, 마음 편하게 달밤을 즐길 수 없는 것 보다는 언제라도 물가의 소리를 들으며 밤바람에 머리를 날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며,  반딧불이 풀밭에서 올라오던 그곳의 밤이 반짝거리며 유혹했던 그 그림들을 애써 과거로 보내고 있는 중일까.

내 정원의 무궁화들이 눈덩이처럼 피고지고 그 시간들이 멀리 있어 보이는 아침이다.  이곳 하루는 비가 없지만, 매우 후덥지고 더워서 불쾌지수가 높을 거라고 텔비가 말했다.  집밖으로 나가 만날 이곳의 사람들은 잘 웃지도 않고 표정이 없다. 나 또한 그렇게 되리라는 것 아니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 슬프고도 두려운 사실이지만 나름 적응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마음을 열고, 좋은 에너지를 상승시키며,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생각을 꺽지 않으며 주어진 시간을 잘꾸려 나가는 것 대신에 마음 문을 닫고 좀처럼 웃지 않을 것이며, 소극적으로 인간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아주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길을 택할 것 같은 아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그래도 아직은 두렵긴 하다는 것을 자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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