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18, 2016

Good Time

그곳의 노란집 지붕에는 새들이 마을을 내려다보며 노래하고, 나뭇잎 덮인 조그마한 그늘에는 개미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호숫가에 이웃의 뜰은  엉금엉금 느리게 올라오는 자라를 품고 있다.  6월이 가득찬 시간엔 습관대로 무궁화가 아침 일찍 열려서 나비같은 허밍버드의 인사를 받는 그림은 언제나 행복이 번지는 여름그림이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너무 뜨거운 햇살은 이쁘게 마음 먹었던 잡초와의 마지막 전쟁을 허락하지 않고 대신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하게 하였다.  지난 유월의 그곳의 아침은 이곳과는 달리 일찍 5시 반경에 일어나 선선한 아침걷기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보았던 맑은 붉은 보석이 번지는 아침 풍경을 보게 된 경험은 특별한 행운이었지 싶다.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초록의 조용한 시간을 자신의 발걸음 소리만 사각거리며  걷고 있었지 싶다.

여름밤은 9시가 되어도 빛이 있어 이웃이 서둘러 잔디를 깍던 소리가 들려온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다보면 8시반에나 잔디깍을 용기가 났었겠지하며 뒤늦은 풀깍는 소리를 용서해 보았기도 한다. 운동화를 챙겨 해가 없어지기 전에 옆마을을 나갔더니 서둘러 하이얀 달님이 나왔는가 했더니 점점  커져만 갔다.  별 몇개가 빛나는 시간이 좀 더 푸르고 까맣게 깊어지도록 기다리지 못하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안타까움이었지만 안전을 생각해 서둘러 들어와야만 했다. 그래서 잠시 이곳의  도시의 깊은밤 걷기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하기도 하였다.

남쪽으로 나있는 작은 팔각형 유리창으로 커다란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와이파이가 없는 밤이 길 것만 같아, 두려움에 눈을 꾸욱 감고 잠을 청했던, 원시가 가득했던 그곳의 밤시간으로 반딧불이 올라오는 행복한 풍경을 생각하며 그 밤들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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