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21, 2016

The Rose




그냥 도자기 작품을 노란집에 남겨 두고 왔다. 시간을 지나온, 바람을 품고 있는 소년의 모습의 그 비장미가 내게는 멋져 보이긴 했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시간을 꿈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했고, 그곳에 있는 것이 훨씬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선한 마음으로 그곳에 남겨 두게 되었다.  흑백사진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처음으로 심었던 장미가 보인다. 모질게 밑둥을 잘라내었던 것은 말벌들이 날아드는 위험도 있었기도 했고, 장미가 너무 자라나 그 가시에 사람들이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리를 깊게 내린 장미는 변해 버린 내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꽃송이를 붉게 들어 올렸다. 그 붉고도 고귀한 장미향기에 취해 기뻤던 그 처음마음을 아직 기억한다.  누군가를 알고 사랑하는 과정처럼 그 장미 가시에 그만 화가 나기도 하였고 찔려도 보았다. 어느날은 절대 장미나무를 정원에 심지 않으리란 결심을 할 정도로 마음에 가시가 난 순간도 있었음을 기억한다. 

장미가 붉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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