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or not to be
어쩌다가 '쓰레기 봉투 대란'이란 말을 마주하게 된 것일까. 쓰레기 봉투 수급에는 아직 차질이 없는 상태임에도 사람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현상이라고 한다. 쓰레기 봉투를 넉넉하게 구입해 놓고 살았었는데 하필 이때 떨어질 것은 무엇인가. 운 좋게 동네 마트에서 쓰레기 봉투 10장을 구입해 놓았지만, 불안감이 밀려온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리 된 것이지ㅠ'
여차저차하여 아들의 댕댕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아들의 댕댕이는 오늘도 먹고 응아하고 자고 또 먹고 자고.....강아지들은 램수면 상태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잔다고 한다. 먹이를 향한 욕망은 대단하다 싶다. 하긴 무슨 낙으로 사는 것인지 궁금하긴 하다. '먹는 낙'으로 사는 것이 틀림없다. 검은 구슬같은 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 어찌 그 간절함을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충분히 먹이를 먹은 것을 알면서도 나만 쳐다보는 그 눈동자를 거역하기 힘들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어느새 아들의 댕댕이가 집으로 돌아가고 허전함이 스며들어 소리를 내고 모습을 남겨두고 있는 며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정이 듬뿍 들었던 모양이다. '툭툭툭'하고 걷는 발걸음 소리가 나기도 하고, 현관 중문 앞에 길게 누워서 자고 있는 모습이 선하다.
새봄처럼 나도 생동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봄김장을 하였고, 남은 양념으로 여린 열무김치도 담았고, 맛난 김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느라 김치 냉장고 정리도 하며 봄꽃이 활짝 피어버린 것도 몰랐다. 원래 봄이란 시간이 이리도 바쁜 것이었을까.
중고 핸드폰을 처리하러 가까운 서비스센타에 걸어가는 길에 우아한 흰 목련을 보았고 활짝 핀 개나리를 보았다. 앗, 벌써 꽃들이 피어버렸네! 동네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귀여운 '제비꽃을 보았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저멀리 있는 꽃 대신에, 가까이에 있는 작은 소중함을 알 것 같다. 옛날엔 몰랐었다.
아직도 밖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 일인가. 생활의 리듬을 주는 일이며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매일매일이 알차기에 무기력하고 우울감을 느낄 틈이 나질 않는다는 사실은 내가 체험할 수 있는 '구원'이며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해마다 연이어 작은 일들을 하고 있었지만, 특히 올해 내게 주어진 일은 더욱 감사하다. 지금을 위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왔었던 것처럼.
지난 주말에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헴넷(Hamnet) ' 영화를 집에서 보았다. 햄릿의 유명한 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의 문장으로 기억되는 햄릿의 창작과정을 상상해서 만든 영화로 신선했지 싶다. '사랑의 두려움' 그리고 '죽음의 상실'에 관한 비극적 이야기며, 그 극복과정을 지나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예술은 고통과 시련을 먹고 살아간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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