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rch 13, 2025

The New has come

 공원 걷기를 오가다 보게 되는 노인 요양원의 간판에 쓰여있는 '백살 공주와 어른 왕자'는 늘상 이상하게 자동적인 오독,  '뱃살 왕비와 어른 왕자'로! 인식된다. '노년'의 나이인데도 '공주와 왕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의문도 들기도 한다. 한 평생 수고롭게 살았던 무수리 노인들이 공주와 왕자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란 뜻일테지만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들이다.  

'노년'이 행복하려면 '열정'을 갖고 '낙천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삶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는 순간 무기력해지고 외로움과 고독에 쌓여있는 씁쓸한 현실을 마주할 것이라는 것이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면, '사회적인 관계망'을 잘 만들어야 할 것이고, 활기찬 생활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건강'이 허락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쯤은 이제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여러 간판 사이에서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란 성경 문구가 쓰여있는 교회 간판이 보인다. '봄'이란 단어가 바로 생각났다. 맨몸으로 서 있는 나무들 사이에서 아직도 묵은 잎을 버리지 못하고 서 있는 '단풍 나무'의 모습이 동시에 떠올랐다. 별같은 잎 모양으로 존재감을 키운 단풍나무이기에 묵은 별을 떨쳐내는 일이 가장 어렵나 보다'란 생각을 했었다. 물론 자신의 '때'가 아니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기도 했겠지만, 혼자 묵은 잎을 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금 이순간 때를 모르고 집착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열정'과 '집착'을 어떻게 구별하는 것이지? 어떤 것은 내려놓고 어떤 것은 버려야 하는 것이지?

'낙천'이란 단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들을 즐긴다란 뜻이라고 한다. 좀 더 낙천적으로 자신의 열정을 다룰 필요가 있을 것 같긴 하다. 때를 따라 묵은 잎을 내려놓고 새순을 피우고~~~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날그날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도록 살면 되는 것을. 백살공주는 그렇고, 뱃살 왕비는 되지 말기로 하자며 두 팔 흔들며 씩씩하게 걸음걸음하여 '새순'을 품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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