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Listen when your body talks')
비가 내리는 3월초의 하루는 Body Concert(바디 콘서트)를 보기 좋은 날. 봄을 데리고 오는 비가 내리는 날 현실적인 생각을 뒤로 하고 예술의 전당(토월 극장)으로 향했다. 평소에 애매모호하고 비정확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팀명에 어떤 매력을 가졌다고나 할까. '앰비규어스(ambiguous)''란 팀명(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은 참 신비하고 아리까리하고 때로는 답이 없어 보이는 단어이다.
자유롭기에 치루어야 할 댓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해진 틀이 없는 애매모호한 색깔로 현대무용을 15년 동안이나 끌고 나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였다. 어떤 고정된 틀에 박히지 않고 실험정신으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을 시도를 해보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현대 무용을 보러 관람하러 가는 사람이 아닌데도 궁금증이 일었던 것은 팀명이 주는 정체불명의 아우라였다.
붉은 연휴에 내리는 얄미운 비는 봄을 데리고 오는 중이다. 교통 혼잡을 염려하여 이른 출발을 한 연유로 긴 시간을 '예술의 전당'에서 서성거려야 했다. 기분 좋은 기다림이다. 덕분에 천정이 높은 예술의 전당 이 주는 웅장하고 우아한 '공간미'를 즐겼던 같기도 하다. 다른 극장의 문이 열리자 들뜬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포토죤에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긴 줄로 서 있는 사람들은 기꺼이 인내심을 지불하는 모습이다.
'아무런 대사 없이' 오직 '몸'으로만 표현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의 대화로서의 몸짓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처절할 만큼 온 몸을 이용한 몸짓은 어떤 뜨거운 감정을 일으킨다. 음악에 맞춰 온 '몸'을 움직여 표현하는, 집요하리만큼 최선을 다하는, 생각보다 더 치열한 몸짓은 어떤 묘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관중은 소리를 지르며 호응하고 손바닥이 불이 날 정도로 박수를 친다. 그야말로 관중석에 앉아 박수를 치는 나는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반응했지 싶다. 이 또한 나이가 드니 힘들긴 했다.^^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확실한 틀에 갖히지 않으면선도 자신이 선택한 것(자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실행해 옮길 수 있었던 것은 '열정'과 '성실함'이었을 것이다. 아픈 어깨를 들어 기꺼이 박수치며 환호하면서 난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지 싶다. 아직 난 느낄 수 있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흡수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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