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갈까말까 한참을 망설였다. 생각보다 연약한(?) 자신의 몸의 '회복력'에 대한 염려로 인한 것이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까지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후로, 자신을 살피며 조심조심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을 고려하면 '휙' 하고 가방을 챙겨 떠나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다.
환경이 바뀌면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하고, 장시간 차 안에서 앉아있어야 할 기다란 허리에 대한 부담감,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개인적인 의무와 책임감, 등등의 이유는 남쪽에 계신 친정 아부지로 향한 방향감을 흔든다.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무엇이 중한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정 아버지의 목소리는 외롭고 고독하다. 나 자신에 대한 염려와 걱정을 내려놓고 친정 아버지를 뵈러 가는 것이다. 비도 오지 않고 적당한 봄날이 아닌가. 봄의 향기를 품은 매화꽃이 선구자처럼 긴 겨울을 뚫고 나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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