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01, 2025

스르르스르르

블러그에 글을 남기는 습관 하나를 깨고 숙제같은 밀린 공부를 하였다. 나를 나답게 하는 습관 하나가 리듬이 깨지니 뭔가 허전하고 불안한 느낌이 든다. 일요임에도 불구하고 늦잠을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야, 침대에서 허우적거리며 흘려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벌떡' 일어나고 볼 일이다.

게다가 새롭게 시작한 미국 드라마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Only Murders in the Buildings)'를 시청하는 동안 약해질 근육을 생각하면 틈틈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른 저녁을 한 후 미끈미끈한 빙판길을 피하며 걷는 '저녁 공원 걷기' 대신에 '아파트 복도 계단 오르기'를 선택하였다. '스태퍼'를 밟는 것처럼 '하나둘 하나둘' 한 계단씩 오르다보니 어느새 아파트 끝층에 도달한  몸과 마음에 차오르는 '근육감'을 느꼈다. 

 8층 정도의 높이가 다리가 무겁고 숨이 차는 첫번째 고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지 하지 않고 '천천히' 하나 둘 하나 둘 계단을 밟으며 몰입하다보니 어느새 더 이상 오를 계단이 없다. '어, 그리 어렵지 않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사이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1층에서 시작하며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내 삶속에 좋은 습관 하나를 추가시킨 것이다. 

다리가 무거워지며 등에서 땀이 흐른다.  '그만 이쯤하고 집에 들어가 쉴까?'하는 연약한 마음의 소리에 흔들리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몰라라'하며 꿋꿋이, 천천히 계단 하나하나를 오르고 볼 일이다. 다리가 무겁고 숨이 차오르고 등에 땀이 난다.

올해 '푸른 뱀의 시간'은 '뱀의 센스'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한다. 온 몸으로 땅의 기운을 느끼며 갈라진 혀로 공기의 센스를 느끼는 뱀의 예민함 아니 섬세함으로 대응해야 할 지금, 나의 장점인 '섬세함'을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계단 오르기'를 내 삶 속에 추가하였다. 

불편한 느낌을 주는 '예민함' 대신에 '섬세함'으로 나다운(?) 하루 하루를 꾸려 나가면 되는 것이다. 무던해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래저래 몸과 마음이 뾰족함을 세우지 못하고 무던해지지 않는가. 감각이 둔해지고 반응이 느려지고.....세월을 함께한 몸과 마음의 변화에 당황하지 말고 '푸른 뱀의 센스'로, '스르르스르르' 온 몸으로 습기롭게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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