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15, 2023

마주침

 옷을 챙겨 입고, 마스크를 챙기고 걷고,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기다리고...하루의 '루틴'처럼 행했던 일들도 이제 시작이 향했던 '마무리'로 매듭을 짓고 있나보다. '시작'이란 것이 있으면 '끝'으로 이별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언제나 '끝'이란 단어는 시원 섭섭함 보다는 '아쉬움'으로 머뭇거리게 된다.

자신만 들여다 보지 않고, 타인의 다른 사고와 경험을 만나는 것은 자신을 성숙하게 할 수 있는 마주침이다. 각자의 고유한 존재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서로 잘되기를 돕는 일은 사소하지만(?) 황홀한 일이다. 때로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미소로 충분할 수도 있고, 때로는 침묵으로도 서로를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을, 때로는 성실함으로 서로를 지킬 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은 타인을 만나도 떨쳐 버릴 수 없는 셀프 자각이다. 겸손해진 것일까 초라해진 것일까.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자신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것일까. 

 '죽'도 '밥'도 아니어도 '화이팅'을 외치며 나아갔던 용기를 기억하며, 모든 기억과 감정이 좋았던 것으로 해피 엔딩 마무리를 하고 싶다. 잠시 비틀거리며 순간 씩씩대며 살아간 나날 속에도 누군가의 친절과 호의가 있었고 따스했다는 것을 잊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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