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3개
천원에 3개하는 붕어빵을 사먹는김에, 붕어빵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붕어빵을 굽는 분에게 허락을 구했다. 흔쾌히 많은 사람들이 사진으로 찍어간다며 나름 이쁘게(?)셋팅을 해주셨다. 우리 동네 붕어빵 '인증샷'이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붕어빵은 따뜻하고 바삭거리며 푸근하고 고소하고 달달하다. 나이가 들면서 피해야 할 탄수화물 간식거리이지만, 눈을 돌려 냉정하게 발걸음을 재촉하기가 어렵다.
시골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붕어를 잡던 풍경이 어렴풋이나마 기억이 난다. 논에서 물을 빼내면 물을 잃은 붕어들이 패닉상태로 파닥거리고, 양동이로 그 귀엽고 은빛으로 반짝이는 붕어들을 퍼올려서, 배를 가르고 부레를 꺼내어 손질하던 그 비린내가 나던 풍경이 아득한 옛날이 되었다. 크기가 작은 참붕어를 각종 양념을 하고 조림을 해서 밥을 배불리 먹었던 그 하루의 끝은 이제 오지 않는다. 모두가 젊고 어렸던, 붕어조림이 있었던 저녁은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남았을 뿐이다.
붕어조림의 붕어엔 잔가시가 많았지만 우리동네 붕어빵엔 가시가 없고 대신에 달디단 단팥이 들어있다. 이제는 붕어조림의 잔가시도, 붕어빵의 단팥도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붕어빵 한 마리 정도는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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