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은 옳고 지혜롭다
지하철을 기다리다 어느 님의 시를 읽게 되었다. 묵묵히 잘 견딘 자신을 위해 '토닥'거리는 내용이었다. 내려 앉는 슬픔을 '낙엽'처럼 떨구어내어 자신의 정원 밭에 '거름'으로 사용하자는 긍정적인 시였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않은 일로 '가슴이 뛰거나 속앓이'를 하게 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거늘. 나 밖의 타인으로 인한 '생활형 긁힘'을 어떻게 잘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오늘도' 생각하게 된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어떤 '생활 기스'가 나지 않은 '하이브리드' 첨단 재질로 장착된 방어벽이 생길 줄 알았는데, 발 뒷굼치 굳은 살이 박힌 것처럼 마음의 면역력을 딛고 든든이 앞으로 나아갈 줄 알았는데 나의 마음밭은 그리 단단하지도 않고 진화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에도 할 수 없이 '시간의 필터'를 지나 상처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마술이 일어나는 그런 때를 속절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힘들만하니까 힘든 거고, 화가 날만 하니까 화나는 것인데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정하게 살피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혹시 내가 이상한가' 검문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믿고 살피지 못하는 증세는 가스 라이팅의 첫번째 출발점이라고 하던데 혹시? 자기 생각이 분명하고 자기 주장도 할 때는 하는 사람이었는데, 내 생각을 버리고 내 주장을 하지 않으니 원하지 않은 '무기력감'을 떠안고 만다.
내가 갖는 감정과 느낌을 분에 넘치는 넋두리로 '감히' 평가를 하는 타인들은 옳지 않고 지혜롭지 못하다. 자신을 위해서 후딱 그런 무식 용감한 사람들로부터 도망가야 한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내밀며, 모든 것이 자기 하기 나름이라며 '감정을 비타당화'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할 수 없지', 누가 그런 일 하라고 시켰어',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여',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타인의 고통을 몰라라' 하는 사람들 또한 살다보면 자신이 쏟아냈던 말들로 스스로를 가두는 그런 때가 올 것이라는데 무식 용감한 사람들은 쉽게 단정하고 판단하고 타인의 고통에 냉정하다.
누군가 자신의 축 늘어진 못난 감정을 지켜 봐주고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모든 감정은 옳고 지혜로우니, '혼란스러운 감정의 열'을 이용해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에 따라 응당 어김없이 치루어야 하는 댓가를 지불하면서, 다행히 타인과 어울리는 사회는 '공존'과 '협력' 그리고 서로가 '존중'하는 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도난 당하지 않고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열린 마음'과 '유연성'이 결여되고 원할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누군가는 희생을 강요 받기 쉽고, 원하지 않는 감정노동을 하게 되어 있게 마련이고 그로 비롯된 모든 감정을 쉽게 무시하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음이다.
오늘도, 내가 느끼는 스트레스와 감정에 대해 맞는지 틀린지를 타인에게 감별해 달라고 물었다. '내가 이상해?' '조금 이상할 뿐이고, 사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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