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길을 지나가다 보면, 사람들과 함께 나온 '댕댕이'들을 만나게 된다. 작고 귀여운, 크고 잘생긴, 못생겼지만 구여운, 여우처럼 이쁜, 눈송이처럼 하얀, 털이 짧아 단정한, 등등 다양한 댕댕이들은 마킹을 하든지 혹은 냄새를 맡는 행동을 하든지 혹은 지나가는 댕댕이들에게 반갑다고 혹은 짖는 반응을 격하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크기가 작은 댕댕이들은 이상하게 사납게 짖어대며 격하고 '적대적인' 반응을 한다.
크고 듬직한 개들이 오히려 작은 개들의 으르렁거림에 민망하여(?) 놀라 얼른 지나가는 듯 보이기도 하다. 큰 개의 견주들은 이상하게 그 자리를 피하는 기색이 역력하기도 하다. 큰 개의 '야성'이 깨어나기 전에 자리를 피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기도 하다. 동물학적으로 사이즈가 크고 힘이 센 큰 개가 작은 개보다 더 '두려운 존재'임에 틀림없는데, 작은 개들은 이상하게 더 큰 개를 만나면 '으르렁'거리며 짖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생존본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지 싶다. 자신 보다 더 큰 사이즈 상대를 직면했을 때, 감당하기 힘든 어떤 '두려움'이란 것을 울부짖음으로 떨쳐 내려는 시도가 아니겠나 싶다.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두려운 존재!' 넌 덩치만 큰 댕댕이라고, 난 덩치는 작아도 이빨은 쎄다고, 난 깡밖에 없다고, 난 무설울 것 없는 컴팩트 스타일이라고......작은 댕댕이는 짖는 것을 쉽게 멈추질 않는다. 참 이상하다.
반면, 어느 님의 반려견, 등치가 큰 순둥이 댕댕이는 '무심하게' 지나간다. 그 의젓하고 무심한 뒷 자태를 옮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멋진가! 사납게 짖어대는 소리를 뒤로 하고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자태, 훌륭하다. '뭔 개짖는 소리란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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