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럽게
'너그럽게'라는 부사는 조금은 어려운 단어이다. 나이가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즐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거울 앞에 있는 얼굴은 전혀 즐겁지 않은 모습이다.' '아, 늙었구나!' '아등바등' 주름짐을 감추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너그럽게' 자신의 노화를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하곤 가성비 좋은 '착한' 피부과를 검색해 본다.
지난 봄에 인터넷 댓글을 참고 하여 방문한 피부과 원장님은 참으로 친절하였다. 구체적인 증상 하나만 이야기 했는데 과하게(?) 친절하셨음이다. 고객에게 묻지도 않고 친동생에게 치료를 하듯이 친근하게(?) 하시더니만 결국에 엄청 저렴한(?) 가격이라면서 제시하셨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안이 벙벙하였지 싶다. 과잉진료 하지 않고 피부질환에 대한 처방만 하신다하여 방문을 했더니만 그 이뻐지는 레이저 시술을 묻지도 않고 들어가고 말았다.
난 바보다! ㅋㅋ
묻지도 않고 다리 붙잡고 치료 들어가신 의사 선생님과 싸울 수도 없고, 묻지도 않고 다리를 맡긴 내 잘못도 있고해서ㅋ 내겐 부담스럽지만 의사 선생님께는 저렴한(?) 댓가를 지불하고 돌아온 이야기를 지금 내어 놓는 이유는 그땐 하도 어안이 벙벙해서 뭐라 적을 수가 없어서였다.
결과적으로 시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봄이 가을로 변한 지금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가 가진 피부는 그 친절한 의사 선생님의 시술에 개선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그냥 '너그럽게' 받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 경우를 통해서 배운 것은 조금은 수고롭고 까다로워도 '진행 과정'을 안내하고 고객과 소통을 하여 만족스런 결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인데, 어떻게 그 연륜과 명성에 배반되는 안일한 방법을 선택하고 자신의 실수를 감추고 고객의 피부탓을 한단 말인가.
한참이나, 바보같은 자신을 들들 볶았지 싶다. ㅠ 뭘 그리 이뻐질라고? ㅋㅋ 아냐, 정말이다. 피부 염증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처방전을 받아 오려고 갔을 뿐이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정신이 혼미하여 그만 정신줄을 챙겼을 땐 이미 의사선생님이 보안경을 쓰고 레이저로 치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아니 되옵니다 할 수 있었을까?ㅋㅋ
인터넷 댓글이 함정이었다. 나름 정보를 입수하고 방문한 것이었는데 더 긴장을 하고 더 날카로워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의사였지만 내겐 아니었다.
이제, 먼저 '너그럽게' 자신과 화해부터 해야 한다. 그래, 그럴 수도 있었겠다. 이번 극한 여름에도 더 이상 짧은 치마와 바지를 못입게 되었을 뿐이다. 오래전 아담과 이브가 수취심을 느껴 나뭇잎과 가죽으로 감추고 싶은 곳을 가렸듯이,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가려야 할 곳이 점점 더 늘어났을 뿐이다. 미끈하고 탱탱한 두 다리 내밀고 다니면서 이루어야 할 과업도 없고 그냥 안 아프면 되는 것이려니.그래도 타인의 다리를 힐낏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ㅋㅋ '아직 썽썽허네 ㅋ'
'가슴 설레이는 일'을 찾고 그 과정에서 사고가 확장되고 성숙하며,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게 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자신과 어울리는 옷'을 챙겨 입듯이 더 나은 존재로 나름대로 키워가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데 뭐가 문제지?
가끔은 '물질'이 모든 가치와 모든 것을 삼킨다는 생각을 갖곤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블러그에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을 기록할 수도 있고, 일상에서 생긴 생활형 상처들을 '쓰담쓰담'하며 자기 치유를 할 수도 있고, 불특정한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도 있고, 사고가 확장되고 풍성해질 수도 있는 여러 순기능들이 있는데 굳이 '돈돈돈'하며 상업적인 가치로 조회수를 운운하며 블러그에 글을 쓰는 방향을 잡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이왕이면 글도 쓰고 돈도 벌고 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블러그로 돈 벌 생각 하지 않고 그적거릴 정도로 난 돈이 많은 사람인 모양이다. ㅋ
나이가 들수록 '품격'과 '체력'의 중요성이 더욱 가치있게 다가오는 요즈음이다. 돈의 노예가 된 사람처럼 '돈돈돈' 하지 말고, 이번 추석엔 '공공장소'에서 '매너'를 지키며 타인의 영업 방해를 하는 행동을 삼가하고, 외롭다고 아무말이나 쏟아내는 언행을 조심하며, 특히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그리고 편견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 되지 말기를 스스로에게 '되새김질'하며 바래본다.
이번 추석은 '너그럽게 둥근' 보름달을 바라 볼 수 있다한다. 보름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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