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6, 2023

도서관 앞 붕어빵

 지하철을 내려 집으로 가는 길, 동네 도서관 근처에 자리를 잡은 붕어빵을 파는 작은 트럭 앞을 지나치게 된다. 붕어빵이 구워지는 냄새를 따라 자동적으로 얼굴이 움직여 그 먹음직스런 붕어들을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 무서운 '탄수화물'과 '설탕'이 들어있는, 걸려들지 말아야 할 유혹을 지나쳐야 하는 것이다. '오늘 한번만' ㅋ 

차도에 트럭을 정차하고  맛있는 냄새로 사람들을 현혹하게 된 붕어빵 아저씨의 사정은 알지 못한다. 노점상을 관리하는 구청 관리 공무원의 눈을 피해 '차도'에서 장사를 하는 것은 '불법적인' 일이지만 늘 그 자리에서 '겉바 촉촉'한 물고기들을 만들어 낸다. 

붕어를 굽는 아저씨는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노년'의 얼굴을 가지고 계신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가 유공자(?')일지도 혹은 '독립군의 자손'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직업의 선택지가 없음으로 해서 '생계형'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밀가루 풀물을 붓고 단팥소를 넣어 붕어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름철엔  '찰옥수수'가 익는 냄새가 유혹적이었는데, 가을로 접어 드는 시기에 '적절하게' 계절 메뉴로 '붕어빵'을 구워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신다. 소비자 타겟을 정하고,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길목'을 잘 잡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최적화 하느라 나름의 '돈벌이' 연구를 하시고 계시리라 짐작해 본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먹는 '거리' 간식인 붕어빵은 우리 동네에선 단돈 '천원'에 '3개'이다. 붕어빵 아저씨도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가격인 '천원에 붕어빵 3개'를 정했을 것이다. 극한 물가에 후들거리는 요즘같은 시절에 '천원에 붕어빵 세개'면 감사할 일이다. 

붕어 모양을 하고 있는 붕어빵은 19세기 말로 추정되는 일본의 도미빵,( 타이야키)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 사람을 따라 들어온 모양이다. 일본의 '도미'가 한국에선 크기를 줄이고 '생활 친근형'인  '붕어'라는 형태로 최적화 한 것으로 보인다. 1950에서 60년대 '밀가루'가 미국에서 수입되면서 지금의 붕어빵의 형태를 갖추며 길거리 국민 간식이 되었다고 한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어 붕어 모양으로 구운 '풀빵'으로, 반죽하는 시간과 숙성, 팥을 잘 삶는 기술, 굽는 시간 등에 의해 천차만별의 붕어빵 맛이 나온다고 한다. '겉바촉촉'의 붕어빵은 바삭한 껍질, 쫀득한 속살, 고소하고 달달한 팥소가 특징이다. 우리동네 붕어빵은 약간 미끈거리는 질감에 팥이 고급짐에 미치지 못한 싼맛(?)이 조금 느껴진다.ㅋ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격과 시간을 들여  '국산 팥'으로 '직접' 삶아 만들었을 것 같진 않고, 시중에서 파는 '팥소'를 사용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에서' 사먹는 붕어빵은 맛있다. 뭘 바라는가. 영양을 보충하려고 사먹는 것 아니고, 그냥 고소하고 따뜻한 붕어를 먹는 것 아닌가. 붕어 모양이지만 비린내는 전혀 없다.ㅋ

미국에서 살던 시절, 한인 마트 사장님이 '군고구마'와 '붕어빵' 판매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계셨는데 미국 동네에서 글로벌적으로 최적화를 하셨는지 새삼 궁금하기도 하다. 오래전에 붕어빵을 먹는 방법에 의해 심리 테스트를 하고 성격의 경향을 이야기 했던 것 같다. 

머리부터, 배쪽 부분부터, 등 지느러미부터, 꼬리부터, 반으로 쪼개서 머리부터, 반으로 쪼개서 꼬리부터? 난 아무생각 없이 붕어를 잡고 머리부터 먹는 거 같은데, '머리부터 먹는 당신은 낙천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으로 고집에 세군요.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고, 하고 싶은 일은 그 자리에서 다 끝내야 하고 뒤끝이 없다.'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을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바로 말해 버리는 직설적인 성격이며 화도 잘 내는 성격 하지만 리더십이 강하고 화도 금방 풀어지는 타입이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보다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ㅋ입에 다 먹는 사람은? '그냥 배가 고픈 사람이란다.' ㅋㅋㅋ-인터넷에서 퍼온 글

붕어빵을 먹는 방법으로 성격 경향을 추리하다니 뭐 그리 엉뚱한 분석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현실은 이렇다. '낙천적이고 열린 성격'은 진행형 희망사항이고, 세상을 경쟁심을 불태우며 이기고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과 때때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지혜를 터득하였고, 사실, 살아가는 것은 '게임'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사람이기도 하다. 삶은 내가 선택하고 혹은 선택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여정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살다보니,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의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기도 하고, 나이를 먹은 체력과 정신력이 '젊은 날'처럼 정열적이며 치열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기 보다는 꿀꺽 삼키는 '하지 않은 말'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바로 '즉흥적'으로 '직설적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다보면 사회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 정도는 아는 나이가 되었음이기도 하다.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화를 내는 모습은 결국 두고두고 부끄러운 짓이라는 것도 살아온 경험들이 가르쳐 주었기에 그런 성격의 소유자가 되고 싶지 않다. 그냥 귀찮아서, 피곤해서 화도 잘 안낸다. ㅋ  나 자신도 앞으로 끌고 나가기 벅찬 나이에 무슨 리더십인가 하노라.ㅋ 그리고 앞끝 뒷끝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 조심하길 바란다.ㅋ

삶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함부러 타인들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재단'하지도 말고 '판단'하는 행위를 조심해야 한다. 붕어빵 머리부터 먹었다고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할 일 아니라는 것이다. 더 겸손하게, 더 열린 마음으로, 타인들과 소통하고 '선한 영향력' 주고 받으면 즐겁지 아니한가.

어쨋든, '천원'에 '붕어빵 3개'는 기쁨이다. 붕어빵 아저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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